그녀는 “세금 환급금을 포함해 1만2000달러(약 934만5000원) 정도 들어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직원은 1200만 달러가 있다고 했지만 잘못 말한 거라고 여겼다”고 밝혔다. 타이히아는 "거래 내역서를 건네받았을 때도 나는 잔액을 1만2000달러로 읽었다. 그런데 직원 말이 맞았다. 0을 다시 세어보니 3개가 더 붙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알고 보니 국세청 실수로 세금 환급금 일부가 타이히아 계좌로 잘못 입금된 것. 뉴질랜드 국세청 측은 “직원 실수로 해당 여성의 계좌에 환급금이 잘못 입금됐으며, 사태 파악 후 돈을 다시 인출해 제대로 된 계좌에 입금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타이히아는 이미 각종 고지서 납부에 1000뉴질랜드달러(이하 달러), 아버지 심장 수술비에 또 1000달러를 사용한 뒤였다. 오입금된 환급금 전액을 회수하지 못한 국세청은 그녀의 계좌를 동결시켜버렸다. 그녀의 주거래 은행인 ANZ 측 역시 잘못 입금된 국세청 환급금 중 이미 사용한 2000달러 납부를 요구했다.
타이히아는 “설명도 없이 계좌를 정지시켜 은행 업무는 물론 카드 사용도 막혔다. 교통비조차 낼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녀는 사용한 2000달러를 당장 갚을 여력이 없는 상태다. 복수의 언론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ANZ 측에 정확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고객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답변을 거절당했다.
뉴질랜드 방송 1뉴스는 만약 타이히아가 계좌를 확인하지 않았다면 국세청과 은행 측은 오입금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루아침에 백만장자가 됐다가 다시 2000달러를 토해내야 할 처지에 놓인 타이히아는 국세청과 은행의 개인적인 사과와 설명을 기다리는 중이다. 일장춘몽으로 끝난 백만장자의 이야기에 뉴질랜드 사회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