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25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라스 벤타스 투우장에서 프랑스 출신 투우사 쥐앙 레알(26)이 경기 중에 소뿔에 받혀 중상을 입었다.
산이시드로 축제의 일부로 마련된 이 투우 경기에서 황소는 투우사가 현란하게 휘두르는 붉은 망토를 향해 돌진하다가 방향을 바꿨고, 몸이 옆으로 틀어진 투우사의 둔부를 그대로 뿔로 들이받았다.
이어 황소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투우사를 경기장 주변으로 내던지다시피 튕겨내며 그를 수차례 공격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투우사는 곧 자리에서 혼자 힘으로 일어나 경기를 계속했다. 이때 찍혀 보도된 사진을 보면 투우사의 흰색 바지에서 둔부 부위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고 그 사이로 속옷이 피로 붉게 물든 것이다.
결국 투우사는 황소의 숨을 끊음으로써 경기를 마무리 지었고 스스로 경기장 밖으로 걸어서 의무실로 향했다.
이후 투우사는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을 집도한 외과전문의 막시모 가르시아 레이라도는 다음 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반인이라면 걷는 것은 물론 일어날 수도 없을 만큼 부상이 심했다”면서 “어떻게 그가 싸움을 계속하고 결국 황소를 죽일 수 있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뿔이 엉치뼈에 부딛혔다가 위쪽으로 미끄러져 올라간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우사는 수술이 잘 돼 완쾌할 가능성이 크지만 휴식과 감염 예방을 위해 적어도 오는 29일까지 계속해서 입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EPA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