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ABC뉴스 등 현지 주요 언론은 페이스북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에어리어 51 침입 이벤트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지 아니면 큰 사고로 이어질 지 알 수 없는 이 이벤트는 네바다 주에 위치한 에어리어 51 인근에 모여 모두 함께 기지에 들어가자는 내용이다. 그 목적은 더 황당하다. 바로 외계인을 보기 위해서이기 때문. 주최 측은 "우리가 나루토처럼 달리면 그들의 탄환보다 더 빨리 움직일 수 있다"며 참가를 호소했다.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의 소재로 등장한 에어리어 51은 미 공군의 비밀기지로, 이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계기는 로스웰사건 때문이다.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의 한 시골마을인 로스웰에 UFO가 추락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수습해 에어리어 51에 옮기고 비밀에 부쳤다는 바로 그 소문이다. 그간 미 정부는 에어리어 51의 존재에 대해 무응답으로 일관해오다 지난 2013년에서야 기밀문서가 공개되면서 이 지역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났다.
당시 비영리 조직인 내셔널 시큐리티 아카이브(NSA)의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공개된 중앙정보국(CIA)의 보고서를 보면 에어리어 51는 냉전시대에 구 소련의 공중 감시를 담당했던 U-2 정찰기 시험 장소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정작 보고서에는 외계인과 미확인 비행물체(UFO)를 은폐했을 것이라는 내용은 없어 UFO 신봉자들의 기대는 빗나갔다.
오는 9월 20일을 목표일로 정한 이번 이벤트는 놀랍게도 현재(13일)까지 무려 58만명이 참가신청을 했으며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있다. 현지언론은 "이번 이벤트가 당국에 의해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의도는 아니다"면서도 "만약 무단으로 기지에 침입하려 하면 사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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