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지난 5월 플로리다주(州) 남서부 도시 포트마이어스 인근 캡티바 섬의 한 해변으로 떠밀려온 병코돌고래 사체의 머리 부분에서 심각한 자상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NOAA의 병코돌고래 보호부서 담당자 스테이시 호스트먼은 “(돌고래 사체의) 머리에는 작살 같이 끝부분이 뾰족한 무언가에 찔린 것으로 추정되는 깊이 6인치(약 15㎝)의 상처가 있으며 그것이 치명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부검 결과, 문제의 상처를 통해 출혈이 일어난 것이 확인됐으며 돌고래는 그 무언가에 찔렸을 때 아직 살아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스트먼 담당자는 해당 돌고래의 상처 부위가 머리임을 고려하면 용의자들에게 공격을 받기 직전까지도 돌고래는 먹이를 얻어먹기 위해 몸을 수직으로 세우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는 학습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야생에서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는 행위가 이번 사건과 같은 도미노 효과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죽은 돌고래는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해양포유류보호법은 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에 대해 먹이를 주거나 포획하는 등 위해 행위를 금지한다.
이에 대해 이 담당자는 또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면 그 행동이 변하게 되고 결국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게 익숙해진 돌고래는 해상에서 배에 접근해 프로펠러에 의해 다치거나 물고기를 잡는 그물에 얽히는 등 사람에 의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2002년 이후로 멕시코만 연안에서 사람이 고의적으로 다치게 해 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돌고래 사체는 이번 사건까지 26마리 발견됐다.
한편 이번에 죽은 병코돌고래는 야생에서 개체 수가 약 1만 마리로 추정되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레드리스트에서는 레서판다, 반달가슴곰 등이 속한 취약종(VU)으로 분류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