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브라두들을 탄생시킨 호주의 전문 번식가 월리 콘론은 맹인 안내견이 되기 위한 친근한 성격과 저자극의 털을 가진 개를 탄생시키기 위해 래브라도와 푸들을 교배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래브라두들은 공격적인 성격이 거의 없고 사람과의 친화력이 매우 높으며 똑똑한 두뇌까지 갖춰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견종이 됐다.
하지만 정작 이 교배종을 탄생시킨 콘론은 꾸준히 자신의 ‘성과’를 후회한다고 밝혔다. 래브라두들이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면서 마구잡이로 개를 교배시켜 신체적인 문제가 있는 래브라두들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래브라도와 푸들을 교배시킬 경우, 언제나 온순한 성격과 저자극성 털을 가진 래브라두들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교배하는 개의 성질에 따라 털의 색깔이나 성질, 성격 등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고 이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때문에 건강한 래브라두들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꼼꼼하고 세심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일각에서는 멋대로 ‘만들어’ 건강이 좋지 못하거나 알러지를 유발하는 털을 가진 래브라두들을 탄생시키고는 ‘저자극성 털을 가진 개’라고 홍보하며 돈을 벌고 있다는게 콘론의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탄생한 래브라두들은 고관절이나 간질 발작 등 건강상의 문제를 겪을 위험이 높은데, ‘브리더’(Breeder)로 불리는 번식가들은 이러한 배경에 대해 미리 설명하지 않은 채 높은 값에 개를 팔아 돈을 벌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 왕립안내견협회에서 일하는 그는 최근 호주 ABC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래브라두들은 아마도 ‘괴물’일지 모른다. 나는 괴물을 만들었고 이는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개털 알러지를 가진 맹인을 위해 푸들과 같은 저자극의 털을 가진 동시에 래브라도처럼 친화력이 높은 개를 최초로 탄생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나의 시도가 국제적인 현상이 될 줄은 꿈에도 물랐다”고 덧붙였다.
또 “번식과 교배에 관한 느슨한 법 체계가 개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면서 “나는 비윤리적이고 무자비한 사람들이 래브라두들로 큰 돈을 벌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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