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눅(Sanook) 등 현지언론은 대형 커피회사 ‘카오청’의 상무이사 찬나 치루 레트퐁이 18일 방콕 소재 고급 호텔인 시암 켐핀스키 호텔에서 20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고 전했다.
올해로 70세인 찬나 이사와 신부의 나이 차이는 무려 50년이다. 게다가 찬나 이사가 평생 독신을 고집한 탓에 이번이 첫 결혼이다.
엄청난 나이 차이 때문에 결혼 전부터 두 사람을 둘러싼 갖가지 염문이 떠돌았지만, 신부에 대한 찬나 이사의 사랑은 매우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결혼식 전 연회 자리에서 신랑은 “결혼식 날짜를 조정하느라 애를 먹었다”면서 “세상 그 어느 곳에 있든 신부를 위해 달려올 준비가 되어 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현지언론은 그가 신부 측에 2000만 바트, 우리 돈으로 7억 7400만 원에 달하는 지참금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태국은 결혼시 신랑이 신부 측에 일종의 지참금 격인 ‘신솟’을 전달하는 문화가 있다. 신솟은 보통 현금으로 준비하며, 경우에 따라 금과 섞어 전달하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은 신랑이 신부 측에게 어느 정도 규모의 신솟을 제공했는지로 신랑의 재력 등을 가늠한다.
신솟의 규모는 모두 다르며, 남성의 부와 지위, 능력은 물론 여성의 가문과 교육 수준, 과거 혼인 여부, 외모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지참금 문화에는 여러 배경이 있는데 딸이 결혼한 후 노후가 불안정해질 신부 측 부모를 위한 성격이 강하다. 태국은 전통적으로 결혼하지 않은 큰 딸이 부모를 봉양하기 때문에, 딸이 결혼하면 생활이 궁핍해진다. 이 때문에 ‘신솟’은 신부 측 부모에게 드리는 마지막 생활비라고 볼 수 있다.
또 결혼 후 신랑이 도망가는 경우가 많아 일종의 보험 성격도 짙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