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어캣이 꼬리를 거의 직선으로 바짝 치켜세우고 단체로 ‘춤’을 추는 이유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이 아프리카 남부의 칼라하리 사막에서 11년간 미어캣을 관찰한 결과 미어캣은 서로 다른 무리끼리 충돌하기 전, 단체로 꼬리를 치켜세우고 일종의 ‘전투무용’을 추는 것을 확인했다.
전투무용은 다른 부족과 전쟁을 벌이기에 앞서 승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추었던 춤으로, 미어캣의 경우 상대 무리로부터 자신의 무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서식지의 침범을 막기 위해 춤을 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이 11년간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 꼬리를 바짝 세우고 공이 튀어 오르듯 통통 튀며 움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이러한 움직임은 미어캣 무리를 더욱 커 보이게 만들어 상대 무리에게 위협감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이 끝난 뒤 미어캣들은 공격적인 자세로 돌변하며, 서식지를 놓고 다른 미어캣 무리와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미어캣의 무리는 약 20마리 정도로 구성되며, 수컷 한 마리와 암컷 한 마리가 짝을 지어 무리를 지배한다. 각각의 무리는 무리 내에서 태어난 새끼 및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크고 작은 ‘내전’을 치른다.
또 무리에 속한 미어캣들은 각각 라이벌 무리를 관찰하는 미어캣, 라이벌 무리를 뒤쫓는 미어캣, ‘전투무용’을 추는 미어캣, 퇴로를 여는 미어캣, 라이벌 무리와 직접 부딪히는 미어캣 등 역할을 맡아 수행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동물 간의 폭력은 대체로 무리가 아닌 한 마리와 다른 한 마리 사이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우리가 11년간 관찰한 미어캣은 무리 전체가 합동 공격을 펼치며, 이러한 형태는 인간의 고유한 전투 특성으로 여겨졌었다”면서 “미어캣이 어떻게, 그리고 왜 싸우는지를 이해함으로서 우리는 인간의 폭력과 전쟁의 진화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물학 저널인 ‘런던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