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브레멘에 위치한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AWI)가 그린란드 북동부에 위치한 빙하 NFG(Nioghalvfjerdsfjorden Glacier)를 분석한 결과, 대서양으로부터 흘러들어온 따뜻한 물이 곧바로 빙하의 아랫부분으로 흘러 들어가고, 이로 인해 빙하가 녹는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가 이루어진 그린란드 북동부는 여러 빙설(빙하의 일부가 길게 늘어진 부분)이 모여있는 곳으로, 각각의 빙하는 바닷속 깊은 곳까지 이어져 있다. 그린란드 북동부에서 가장 긴 빙설은 그 길이가 80㎞에 달하기도 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이곳의 빙하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사라지거나 두께가 얇아졌는데, 이는 단순히 표면의 얼음이 녹아서가 아닌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는 빙하의 아랫부분이 따뜻한 지하수와 맞닿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심해측량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서양의 따뜻한 바닷물이 빙하 아랫부분까지 흘러내려가고, 이것이 엄청난 양의 빙하를 아래로부터 녹게 만든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문제는 그린란드의 다른 빙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빙하의 수중 용해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매우 분명하다. 따뜻한 물이 점점 더 많이 흘러들기 때문”이라면서 “해저 근처의 수온을 측정한 결과, 빙하 쪽으로 다가갈수록 따뜻한 물의 흐름이 더욱 빨라지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현상은 지구의 해수면을 상승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2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는 속도는 1992년에 비해 7배 빨라졌다.
그린란드의 빙하는 지구의 해수면을 7.3m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의 물을 가지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매년 사라지는 빙하로 인한 용융(물질이 가열되어 액체로 변화하는 것) 수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기후변화의 속도와 영향을 더욱 면밀하게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지구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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