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중국 후베이성 내에서만 500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약 2만 500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질병의 최초 발생지인 우한은 그야말로 소름돋는 적막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ABC뉴스가 우한 시내 내부를 드론으로 촬영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공원이나 카페, 술집 등은 마치 영화 속 세트장처럼 텅 비어있다. 개미 한 마리도 찾기 힘들 정도로 고요하다.
한때 사람들로 북적였던 테이블과 의자에는 먼지만 앉아있을 뿐, 그 어떤 온기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다. 인구 1100만 명이 매일 바쁘게 지나던 8차선 도로도 차량 몇 대만 보일 뿐 텅 비어있다. 직장인들로 붐볐을 고층 빌딩 역시 텅 빈 느낌이 역력하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한 도시디자인전문가는 비즈니스인사이더와 한 인터뷰에서 “우한은 국제공항을 가진 도시다. 또 철도와 고속도로가 놓여있다. 이를 모두 통제해야 (전염 가능한 사람들이)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3일 신종코로나 확산 방지책으로 우한의 모든 대중교통을 중단하고 주민들의 개별 이동을 봉쇄했다. 마트 등 공공장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모두 전신을 덮는 방어복을 입은 상태로 종일 근무한다.
한편 일부 지역에서는 우한 만큼 삼엄한 통제는 아니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들의 감염을 막기 위해 이동을 단속하기도 한다.
우한과는 수 백 ㎞ 떨어진 저장성 항저우 지역 당국은 카메라가 달린 드론을 통해 노인들에게 신종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외출을 삼가라는 경고 방송을 하고 있다.
해당 드론은 거리를 걷는 노인들에게 신종코로나가 기승을 부리고 있으니 즉각 집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방송을 전한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하며 집에 돌아가서는 손을 씻으라고 당부하기도 한다. 뒤이어 드론은 노인들을 뒤따라가며 이들이 실내로 들어가는지까지 확인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 사망자는 490명, 확진자 수는 2만 4324명이며, 이중 3219명은 중증 환자다. 중국 내 의심환자는 2만3260명에 이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