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사진작가 클라우디아 아반토가 라리베르탓주 과달루페에서 최근 찍은 사진을 보면 한 어린이가 길에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 기도를 드리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시행 중인 고강도 강제격리로 텅 빈 길에서 어린이가 하늘을 바라보며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비종교인에게도 감동을 자아낸다.
작가는 사진을 찍은 후 기도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어린이에게 다가가 물었다. "지금 뭐하고 있는 중이니?"라는 작가의 질문에 어린이는 "소원이 있어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다"고 했다.
어린아이에게 무슨 애절한 소원이 있기에 이토록 간절히 기도를 드릴까? 이런 생각에 작가가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아이는 "코로나19에 걸린 모든 사람을 보살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강제격리가 시행되면서 과달루페 주민들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시간약속을 잡고 함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작가가 사진을 찍은 날도 주민들은 촛불을 들고 발코니에 나와 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어린이도 발코니에서 기도를 드릴 예정이었지만 조용히 문을 열고 나와 길에서 무릎을 꿇었다.
어린이는 "집에서 기도를 드리려고 하니 (가족들이 많아) 너무 시끄러웠다"면서 "혹시라도 소원이 이뤄지지 않을까봐 조용한 길에 나와 혼자 기도를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사진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사진은 순식간에 퍼지면서 페루 주민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이렇게 어려울 때 기도와 믿음으로 국민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소년의 기도로 희망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등의 댓글이 꼬리를 물었다. 사진이 화제가 되자 현지 언론은 아이를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알렌 셀레다라는 이름을 가진 6살 어린이였다. 나이는 어리지만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였다.
인터뷰에서 알렌은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특히 나이가 드신 분들이 너무 많이 사망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사진=에이시프렌사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