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평균 지름이 약 2.06㎞(1.8~4.1㎞)인 소행성이 오는 29일 오전 5시 56분(한국시간 29일 오후 6시 56분) 지구에서 약 630만㎞ 떨어진 우주 공간을 시속 약 3만1000㎞의 속도로 지나갈 예정이다.
최대 길이(4.1㎞)가 에베레스트 높이(약 8848m)의 절반 수준으로 큰 이 소행성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평균거리보다 16배 정도 먼 거리를 마하 25.3의 속도로 지나가기 때문에 지구에 충돌할 우려는 없다.
‘52768’(1998 OR2)로 불리는 이 소행성은 22년 전쯤인 1998년 7월 24일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에서 처음 관측됐는데, 당시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 천체의 규모에 대해 만일 지구에 충돌하면 “전 세계에 영향을 줄 만큼 거대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산하기관 근지구천체센터(CNEOS)에 따르면, 이 소행성은 자전 주기가 4.11일로 지구의 4분의 1 수준으로 느린 데다가 공전 주기는 3.67년으로 화성보다 좀 더 긴 편이다.
지난 17일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알레시보 천문대에서 도플러 레이더(도플러 효과를 이용해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레이더)로 탐지한 이미지에는 소행성이 마치 마스크를 쓴 듯한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이 천문대 행성레이더팀의 책임자인 앤 버크키 박사는 “이 소행성의 한쪽 끝에는 언덕과 능선 등 소규모 지형을 볼 수 있어 과학적 관점에서 매혹적”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누구나 코로나19를 생각하는 시기이므로, 이 소행성은 마치 마스크를 잊지 않고 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시설로 센트럴 플로리다대가 운용하는 이 천문대의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지구를 위협하는 근지구천체(NEO)의 관측을 계속해서 하고 있다. 다만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연구원이나 레이더 운용 인원의 수를 한정하고 있으며 관측하고 있는 동안에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