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은 핀포인트 레이저를 조사해 열을 가하면 공중 부양해 움직이는 극히 작은 비행체를 만들어냈다.
‘나노카드보드’(nanocardboard)라고 이름 붙여진 이 비행체는 이들 연구자가 종이 골판지의 주름진 빈 공간인 골에서 영감을 얻어 두께 몇십 ㎚(나노미터)의 산화알루미늄 필름판을 이용해 샌드위치 구조로 높이 몇십 ㎛(미크론미터)의 공간이 나열돼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다.
이런 골판지 형태의 구조 설계는 재질의 강도를 높이고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는 동시에 그 내부가 비어 있어 무게를 줄여준다. 따라서 나노카드보드 비행체 한 대의 중량은 초파리의 몸무게와 비슷한 0.33㎎ 정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런 일련의 빈 공간은 열을 받으면 기체 자체가 공중으로 떠오르도록 하는 데 이는 화성 탐사로봇에서 핀포인트 레이저를 쏴서 맞추면 된다.
그러고 나면 나노카드보드가 가열돼 화성의 대기와 온도 차이가 생기고 골 공간에서 달궈진 기체가 뿜어져 나와 기체를 땅에서 밀어내 공중으로 띄우는 것이다. 게다가 나노카드보드의 어느 부분을 가열하느냐에 따라 이들 공간에서 나오는 기류가 달라져 이동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
이들 연구자는 자신들이 개발한 나노카드보드 편대가 7월 17일부터 8월 5일 사이 발사되는 아틀라스 V 로켓에 실려 내년 2월 중순 화성에 도착할 예정인 화성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옛 마스 2020)의 임무를 지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때 퍼서비어런스는 탐사로버로 가기 어려운 지형을 대신 탐사할 탐사선인 마스 헬리콥터를 실어갈 예정이지만, 만일 해당 기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다른 선택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를 주도한 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기계공학·응용역학)는 “마스 헬리콥터는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단 한 대의 복잡한 기계다. 만일 잘못되면 고칠 방법이 없어 실험은 끝난다”면서 “우리는 한 가지 수단에 모든 것을 걸지 않는 완전히 다른 접근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비행체는 센서를 운반하는 것 외에 단순 착륙으로 수동적으로 먼지나 모래를 부착한 뒤 다시 탐사 로버로 날아가므로 멀리까지 이동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나노카드보드는 크기와 중량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작기에 퍼서비어런스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탑재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화성의 희박한 대기와 낮은 중력은 이들 비행체가 자체 중량의 10배에 달하는 센서나 표본을 실을 수 있도록 한다.
따라서 이들 연구자는 화성에서 생명체의 주요 특징인 물이나 메탄을 탐지하기 위해 탑재할 화학 센서를 현재 수준보다 소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자세한 연구성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1일자에 실렸다.
사진=이고르 바게이틴 펜실베이니아대 교수팀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