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하고 코카인을 팔던 칠레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남자가 코카인을 숨긴 곳은 바로 마스크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경찰은 23일 밤 (현지시간) 푸다우엘 지역에서 불심검문에 걸린 남자를 마약밀매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야간통행이 금지돼 있는 칠레에서 남자가 경찰의 눈에 띈 건 이날 밤 11시30분쯤. 특별한 이유 없이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인을 위해 경찰은 남자를 검문했다. 남자는 갑자기 배가 아파 약을 사러 나왔다고 변명을 늘어놓으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다급한 사정이 있었던 만큼 훈방 정도로 끝날 수 있는 일이었지만 경찰의 관찰력은 날카로웠다. 신분증을 확인하고 소지품을 확인해도 특별히 문제 될 건 없었지만 유독 남자가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가 두툼해 보였던 것.
경찰은 남자에게 마스크를 벗어보라고 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남자가 마스크를 벗자 감춰 있던 진실이 드러났다.
마스크 안에는 작게 접은 종이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종이에 싼 내용물을 확인해 보니 '비싼 백색가루', 코카인이었다. 남자가 착용하고 있던 마스크에선 코카인 종이포장 103개가 쏟아져 나왔다.
증거가 나오자 남자는 그제야 진실을 털어놨다. 남자는 도매상에서 코카인을 떼어다가 길에서 파는 ‘코카인 행상’이었다. 경찰에 붙잡힌 날도 그는 코카인을 팔기 위해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남자는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검문이 강화되자 마스크를 이용해 코카인을 운반했다.
경찰조사에서 남자는 "검문에 걸려도 마스크를 벗으라는 요구는 하지 않을 것 같아 코카인을 마스크에 숨겼다"고 말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여성은 "다른 건 모르지만 창의력만큼은 참 훌륭하다"며 "(범죄자들이) 저런 재주를 좋은 방향으로 사용했으면 아마도 국가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사진=칠레 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