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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내 아들 당장 잡아 가두시오” 콜롬비아 시장 박수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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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을 대동하고 아들의 집을 찾아간 비야누에바 시장(빨간 티 입은 이)이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아들과 조카, 친한 친구를 무더기로 경찰에 넘긴 콜롬비아의 시장이 시민들로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주(州) 후안데아코스타의 시장 카를로스 이깅스 비야누에바는 지난달 30일(이하 현지시간) 아들과 조카, 가문의 친한 친구 등 3명을 경찰에 넘겼다. 비야누에바는 "(지방)경찰을 지휘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규정을 어긴 사실을 묵과할 수 없었다"면서 "내가 직접 아들과 조카, 지인을 경찰서까지 데려가 신병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시장이 직접 경찰에 신병을 넘길 정도로 엄중하다는 세 사람의 죄는 과연 무엇이었을까?바로 코로나19 봉쇄규정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세 사람은 콜롬비아의 아버지날을 맞아 지난 주말 모처에 모여 파티를 열었다. 여느 때였더라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었지만 지금 콜롬비아 아틀란티코주는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봉쇄가 시행 중이다. 자유로운 이동은 제한되고 각종 모임은 금지돼 있다. 여럿이 모여 먹고 마시는 파티는 금지 1호 모임이다.

세 사람이 코로나19 봉쇄규정을 어긴 사실은 29일 오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동영상이 오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시장은 벌컥 화를 내며 이튿날 오전 일찍 아들과 조카, 지인 등 파티를 벌인 세 사람을 잡아들여 경찰서로 데려갔다. 아틀란티코주는 수도 보고타에 이어 콜롬비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다.

비야누에바 시장은 "세 명이 파티를 벌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바람에 신병을 경찰에 넘긴 것"이라면서 "현행범으로 잡았더라면 (내가 직접) 검찰에 송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게 아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비야누에바 시장은 "시장은 공인이고, 공인의 가족은 누구보다 규정을 잘 지켜 모범을 보여야 한다"면서 "술이나 마시자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용납할 수도, 용서되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체를 (전염병) 위험에 처하게 하는 사람은 가족에게 한 것처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면서 "남녀노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코로나10 방역수칙과 봉쇄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봉쇄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단호하게 아들과 조카를 경찰에 넘긴 비야누에바 시장에게 시민들은 열렬한 박수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가족에게 엄격한 시장이야말로 최고의 시장"이라면서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간만에 멋진 정치인을 보게 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한편 2일 현재까지 콜롬비아에선 코로나19 확진자 10만2000명, 사망자 3470명이 발생했다. 일간 확진자는 4000명대를 기록 중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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