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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코로나 봉쇄 풀어라”…혈서 쓰고 반란 선언한 페루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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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봉쇄에 지친 페루 지방도시가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페루 북부 모체의 시장 세사르 페르난데스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패는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며 시민들에게 자유(?)를 선포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12일(이하 현지시간) "우리 시민들은 중앙정부가 내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더 이상 지키지 않아도 된다"며 "일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나가 일을 해도 좋다"고 말했다. 페루 중앙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자가 많이 나오는 지방이나 도시에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하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봉쇄를 완화하지 않고 있다. 지방도시 모체가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 건 누적된 피로감을 견디다 못해 내린 결정이다. 앞서 페르난데스 시장은 마르틴 비스카라 페루 대통령에게 공개 혈서를 보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11일 "비스카라 대통령이여, 이제 봉쇄를 그만하라"고 크게 적힌 편지에 손바닥 도장을 찍어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11일 그의 페이스북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페르난데스 시장은 한 병원에서 채혈을 했다. 이어 피를 양손 손바닥에 묻힌 후 편지에 손바닥 도장을 찍었다. 그러면서 그는 중앙정부에 반기를 든다는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지금부터 모체는 중앙정부에 반란을 선언한다"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시와 경찰은 절대 문을 연 사업장을 폐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코로나19 사망자의 장례비용을 시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페르난데스 시장은 "코로나19로 사망한 가족이 있다면 사망자가 모체의 시민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서류, 사인이 코로나19라는 사망확인서의 사본 등을 보내 달라"며 "장례비용을 시가 대주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에 지쳐가는 국민이 속출하고 있다"며 "모체가 공개적으로 중앙정부에 반기를 들면서 제2의 모체, 3의 모체가 나올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페루에선 여전히 하루 수천 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4일 페루에선 678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는 72만9619명으로 불어났다. 누적 사망자는 3만710명, 완치자는 56만6796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페루는 미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한 국가다.

사진=페르난데스 페이스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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