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중 코스에 잘못 진입한 경쟁 선수를 위해 결승선 앞에서 기다려주는 스포츠맨십을 발휘한 선수에게 찬사가 쏟아졌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의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산탄데르 트라이애슬론 대회에 참가한 디에고 멘트리다(21)는 동메달을 두고 영국 선수 제임스 티아글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다.
결승선을 불과 100m도 남기지 않은 지점, 티아글은 멘트리다를 추월하는데 온 신경을 쏟다가 한 순간의 실수로 코스를 벗어나고 말았다. 당시 현장은 결승선과 가까운 지점이었던 만큼 관중이 많았고, 수많은 관중은 두 사람의 치열한 경쟁에 뜨거운 환호성을 보내고 있었다.
영국의 티아글은 경쟁 선수인 스페인의 멘트리다를 추월하던 중 자신도 모르게 코스를 잘못 들어섰고, 본래의 코스가 아닌 관중들을 막기 위한 저지선이 있는 막다른 길로 뛰어갔다.
멘트리다는 경쟁 선수의 실수를 곧바로 알아차렸지만 기회를 노린 듯 더욱 전력 질주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속도를 줄이면서 달리다 결승선 앞에서 아예 멈춰 버렸고, 그 사이 코스를 잘못 들었던 영국 선수가 감사를 표하며 손짓을 한 뒤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국 코스를 잘못 들었던 영국 선수가 동메달을 차지했고, 뒤처진 라이벌을 기다려 준 스페인의 멘트리다는 메달을 놓쳤다.
멘트리다는 메달을 양보한 행동에 대해 “티아글은 메달을 차지할 자격이 있었다”면서 “(메달을 양보하고 기다려 준 선택은) 부모님과 나의 팀이 어릴 적부터 내게 알려준 것들이다. 이런 일은 내가 해야 할 평범한 일이 돼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만약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한다 해도 나는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밝혀 찬사가 쏟아졌다.
해당 철인3종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18일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준 멘트리다에게 명예 3위상을 시상하고, 실제 동메달을 차지한 영국의 티아글에게 주어졌던 3등 상금 300유로(약 42만원)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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