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당국은 현지 시간으로 7일, 부화한 지 며칠 되지 않은 병아리 수 만 마리가 3일 동안 물이나 음식 없이 골판지 상자에 방치됐다가 죽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4일 당시 현장에는 총 2만 6000마리 정도의 병아리가 있었는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6000마리는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남아있는 3000 여 마리는 저체온증에 시달리는 동시에 이미 죽은 동족을 먹으며 간신히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병아리들은 비가 내리는 추운 날씨에 비에 젖고 부서진 골판지 상자에 담겨 운송됐다. 이미 죽은 병아리 사체에서 지독한 악취가 나고 있었고, 이러한 상황은 생존한 병아리들을 더욱 위협했다.
방치된 뒤 죽은 병아리 무리를 구조하는 작업은 현지의 동물보호단체 두 곳이 맡았다. 동물보호단체 측은 이미 죽은 병아리와 살아남은 병아리를 분류하고, 일부를 수의사에게 신속하게 이송시켰다.
한 동물보호단체 측은 “살아남은 병아리 약 3200마리는 동물병원 또는 입양이 가능한 가정으로 분배돼 옮겨졌지만, 옮겨진 후에도 여전히 병아리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왜 아무도 경고하지 않았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병아리 수만 마리가 어디에서 출발해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 내려진 것인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병아리를 운송한 업체 측을 조사했지만, 중도에 운송을 멈추고 화물 터미널에 방치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 측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운송업체 등 일부는 동물학대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