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ABC 뉴스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2016년 카룰라 지역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은 총 길이가 70m에 달한다. 여기에는 새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작은 공룡인 실러러소르부터 공룡 중 몸집이 가장 큰 공룡인 용각류 등 여러 공룡의 발자국이 한데 섞여 있다.
발굴을 책임진 현지 공룡 박물관 측은 당초 공룡의 발자국들을 보호하기 위해 울타리를 치거나 보호 지붕을 세우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가 이를 전면 수정했다.
박물관 측에 따르면 화석이 발견된 지역 인근에 흐르는 개울의 물 방향이 이전과 달라지면서 흙에 파묻혀 있던 발자국 흔적이 모두 쓸려 내려갈 위험이 있었다.
발굴과 이전을 이끈 트리시 슬론은 “개울의 방향이 화석 바로 위로 지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결국 화석 전체를 드러내 재배치하기로 하는 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굴·이전팀은 극심한 더위, 홍수, 때로는 번개가 내리치는 극한의 환경에서 일하며 화석을 옮기기 시작했고, 여기에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도움의 손길을 보탰다.
결국 3년이 넘는 작업 끝에 70m에 달하는 화석 지역이 통째로 80㎞ 떨어진 ‘안전지대’로 옮겨졌다. 발굴·이전팀은 해당 지역의 화석들을 개별적으로 한 조각씩 들어올린 뒤, 안전한 박물관 인근에 같은 형태와 위치로 재배치하는데 성공했다.
작업에 참여한 스윈번대학의 고생물학자인 스테판 포로팻 박사는 “지금까지 이런 대규모 작업은 본 적이 없다”면서 “수각류와 용각류의 발자국이 함께 발견되는 사례도 많지 않다. 이 화석들은 공룡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사이를 밝히는 연결고리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