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 양성을 목적으로 한 대학 전공이 개설돼 눈길을 모았다. 중국 상하이에 소재한 상하이카이팡대학은 최근 ‘가정학’으로 불리는 새로운 전공 학과를 개설했다고 19일 이 같이 밝혔다.
상하이에 문을 연 가정학과는 2021년 3월 봄 학기에 1회 입학생 50명을 모집 중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위는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비전일제 학위과정으로, 졸업 시 법학학사 졸업증을 수여받게 된다. 전체 학위 과정은 빠르면 2년 6개월에서 최대 8년 이내에 졸업이 가능하다.
법학부에 포함된 사회학과 중 가정학과가 포함돼 있는 덕분에 졸업자의 학위가 법학사로 수여되기 때문이다.
향후 3월 첫 입학을 앞둔 학생들은 주로 가정학개론, 가정학 관리 및 가족 윤리학, 심리학 등을 교육받게 될 예정이다.
가정학과 루치 학장은 “졸업 후 학생들은 이 분야 고급 인력으로 쉽게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1인당 평균 월급 수준은 최저 8천 위안(약 135만 원)에서 최고 2만 위안(약 340만 원) 이상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 매우 전망이 좋은 학과인 셈이다”고 설명했다.
루 학장은 특히 최근 중국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면서 학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 가사도우미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거세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대졸 학위를 가진 고학력 가사도우미가 곧 인재 낭비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미래에 가장 유망한 직종 중 하나가 바로 가사도우미 직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고령화 정도가 심각해지고, 가족 구조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각 가정에서는 노령 인구를 보호하고 관리해야 할 전문인력에 대한 수요가 큰 상황”이라면서 “우리 모두가 늙는다는 점을 상기할 때 미래에 반드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 학과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재 중국 전역에 등록된 가사서비스 전문 기관의 수는 약 2400곳에 달한다. 해당 업체에 재직 중인 가사 도우미의 수는 50만 명, 시장 규모는 약 600억 위안(약 10조 12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발전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상하이 일대에서 가사도우미로 근무 중인 근로자 중 95%가 타지역 농촌 출신자로 확인됐다. 나머지 5%의 인원만 상하이 ‘후커우’(戶口)를 소지한 셈이다.
현재 상하이 시에 등록된 가사도우미의 수는 약 24만 8836명 수준이다. 단, 이들 중 가사전문가 자격증을 소지한 채 현장에서 활동 중인 이들의 수는 3만 7473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현지에서는 가사전문가 자격증 소지자 등 이 분야에서의 고급 인력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거센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명 ‘베이상광(北上廣)’으로 불리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3곳의 대도시에서의 가사도우미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상하이에서의 인력 부족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매년 약 20만 명 수준의 가사도우미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노인을 대상으로 한 양로 전문 보호사를 포함한 학사 학위 이상의 졸업증을 가진 고급 인력풀이 가장 시급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부분의 이 분야 종사자들은 전문 지식이 없는 일용직 종사자가 상당하다”면서 “비교적 취업 진입이 쉽고, 유연한 직종이라는 점에서 농민공 출신과 타지역에서 온 외지인들이 다수 포진한 상태다. 향후 업종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될 것은 재직자에 대한 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0년 12월 현재 중국 전역에 가사도우미 양성을 목적으로 학위 과정을 개설, 운영 중인 고등교육기관의 수는 수 십여 곳에 달한다. 이들은 지난 2019년 6월 국무원 판공청이 공개, 지시한 ‘가사도우미 양성 촉진에 관한 정책’의 일환으로 개설된 학과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중국 23곳의 각 성 정부는 최소 1개 이상의 4년제 대학 과정과 2~3년제 전문대학과정을 개설, 지속적으로 정원을 늘려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