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피땀 흘려 번 돈 달라”…분신 시도한 택배원의 사연

작성 2021.01.12 17:14 ㅣ 수정 2021.01.12 17:14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세계 이슈 케챱 케챱 유튜브 케챱 틱톡 케챱 인스타그램
확대보기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면서 분신을 시도한 택배기사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지난 11일 중국 장쑤성(江苏) 타이저우(泰州) 하이링취(海陵区) 대규모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20대 택배기사 A씨가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일대 공동 주택단지에서 근무했던 택배원 A씨는 사건 당일 미리 준비해온 휘발유를 몸에 부은 뒤 곧장 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분신을 시도하면서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원한다”, “피땀 흘려 번 돈을 달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이 같은 분신 시도는 사건 현장에 있었던 인근 상점 상인들에 의해 발견, 즉시 구조됐다.

인근 상인들은 아파트 단지에 배치돼 있었던 소화기를 사용, A씨의 몸에 붙은 불을 진화했다. 이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 치료 중으로 알려졌다. 사건 현장에서 A씨의 구조를 도왔던 인근 상점주들은 당시 A씨의 상태에 대해 “분신 시도 후 곧장 현장에 있었던 주민들과 상인들에 의해 몸에 붙은 불은 긴급하게 진화됐다”면서 “덕분에 A씨는 불이 진화된 직후 스스로 일어서서 사건 현장을 걸어서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한 상해만 입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지 누리꾼들은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에 대해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현행 택배기사와 택배회사와의 불공정한 계약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 양상이다. 지금껏 중국의 택배원과 거대 규모의 택배 회사는 고용 시 ‘어떠한 노동 또는 고용의 관계가 없다’는 문구가 표기된 계약서에 서명해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 택배 기사들은 업무 중 상해, 사망 시 적법한 보상을 요구할 수 없는 구조라고 현지 유력 언론들은 일제히 보도했다. 택배 기사의 상해, 사망 사건 중 일부 근로자들이 법적 보호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 다수의 사례에서 패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관할 공안국은 현재 A씨와 그가 재직 중인 택배 회사 등의 불공정한 계약 관계가 있었는지 추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관할 공안국 관계자는 “이 같은 노사 분규는 우선 현지 노동감사부 등에 민원 신청을 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임금 보장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다. 또, 이 때 노동관계 증명서와 임금 증명서 등을 첨부하는 것이 노동 중재 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목숨이 소중하다”면서 “극단적인 방법보다 합법적으로 권익을 보호받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추천! 인기기사
  • 딸에게 몹쓸짓으로 임신까지...인면수심 남성들에 징역 20년
  • 지옥문 열렸나…이란 미사일에 불바다 된 이스라엘 하늘
  • 기적이 일어났다…엄마가 생매장한 신생아, 6시간 만에 구조돼
  • “남편에게 성적 매력 어필해야”…‘12세 소녀-63세 남성’
  • 1살 아기 성폭행한 현직 경찰, ‘비겁한 변명’ 들어보니
  • 우크라 드론에 완전히 뚫린 러시아 본토… “자체 생산 드론,
  • 마라톤 대회서 상의 탈의하고 달린 女선수에 ‘극찬’ 쏟아진
  • 러시아, 발트해 앞마당도 뚫렸다…우크라의 러 함정 타격 성공
  • 이란의 ‘놀라운’ 미사일 수준…“절반은 국경도 못 넘었다”
  • ‘회당 5만원’ 피(血) 팔아 생계 책임지던 10대 사망…유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곽태헌 · 편집인 : 김성수
    • Copyright ⓒ 서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