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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동물원 북극곰, 교배 중 암컷 물어죽여…강제 짝짓기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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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북극곰 교배 도중 수컷이 암컷을 물어죽이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디트로이트동물원이 북극곰 번식 프로그램에서 암컷 한 마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암컷 ‘아냐나’를 물어죽인 수컷 ‘누카’가 또 다른 암컷 ‘탈린’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사진=디트로이트동물원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북극곰 교배 도중 수컷이 암컷을 물어 죽이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디트로이트동물원이 북극곰 번식 프로그램에서 암컷 한 마리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디트로이트동물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동물원 내 수컷 북극곰 누카(16)는 8일 교배 도중 암컷 북극곰 아냐나(20)를 물어 죽였다. 개체 번식을 위해 인위적으로 마련된 짝짓기의 장은 뜻밖의 사고와 함께 피로 물들었다. 이로써 디트로이트동물원은 1988년 북극곰 사육장에서 비슷한 일이 있은 지 30여 년 만에 또 한 번 북극곰을 잃게 됐다. 다만 짝짓기 시도 중 한쪽이 다른 한쪽을 물어 죽인 건 이 동물원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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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은 암컷(사진)은 신시내티동물원에 있다 2020년 1월 디트로이트동물원으로 왔다. 3월 말 수컷과 만나 별 문제 없이 서로를 탐색했고, 이후로 몇 달 간 각방을 쓰다 최근 개체 번식을 위해 합방했다./사진=디트로이트동물원
디트로이트동물학회 최고 생명과학 책임자인 스콧 카터 박사는 “아무런 갈등 없이 잘 지내던 북극곰 사이에 문제가 발생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다. 수십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갑작스럽게 ‘아냐나’를 잃은 사육사들이 망연자실한 상태”라고 밝혔다.

죽은 암컷은 신시내티동물원에 있다 2020년 1월 디트로이트동물원으로 왔다. 3월 말 수컷과 만나 별 문제 없이 서로를 탐색했고, 이후로 몇 달 간 각방을 쓰다 최근 개체 번식을 위해 합방했다. 수컷은 이미 다른 여러 암컷과의 교배에서 새끼를 낳은 적이 있는 짝짓기 베테랑이었다. 얼마 전에는 동물원 내 다른 암컷 수카(8)와의 사이에서 쌍둥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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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컷은 이미 다른 여러 암컷과의 교배에서 새끼를 낳은 적이 있는 짝짓기 베테랑이었다. 얼마 전에는 동물원 내 다른 암컷 수카(8)와의 사이에서 쌍둥이를 얻었다./사진=디트로이트동물원
그런데 아냐나와는 조금 달랐다. 정확한 사고 경위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수컷인 누카는 암컷인 아냐나를 물어 죽였고 번식 프로그램은 실패로 돌아갔다.

디트로이트동물원은 이번 사고에 대해 참담함을 표하면서도, 개체 관리 및 보존 프로그램이 포획 동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같은 번식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25개 동물원에 있는 북극곰은 55마리에 불과하다며 교배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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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암컷과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던 수컷 ‘누카’의 모습./사진=디트로이트동물원
하지만 동물원의 인위적인 교배가 북극곰 목숨을 앗아간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한 동물원에서도 짝짓기에 동원된 암컷이 수컷에게 물려 그 자리에서 죽은 바 있다.

당시 수컷 ‘발루’는 시베리아에서부터 3000㎞를 날아온 암컷 ‘오로라’를 물어 죽였다. 발정기였던 수컷은 처음에는 암컷에게 호기심을 보이며 주변을 어슬렁댔다. 하지만 암컷이 별 관심을 보이지 않자 순식간에 달려들어 암컷의 목덜미를 물었다. 황급히 진정제를 쏴 수컷을 단속했지만, 암컷은 이미 죽은 뒤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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