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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사람 몸 값, 겨우 3만원” 인신매매범 위장한 신부의 충격적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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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스투리아스 공주상 후보로 추천된 스페인 신부의 회고가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군종 신부로 활약하다 남미로 건너가 줄곧 극빈자를 돌보고 있는 스페인 신부 이그나시오 도로뇨가 최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경험담이다.

한때 엘살바도르로 건너가 경찰과 함께 구호활동을 하던 그는 14살 소년이 인신매매범들에게 넘겨질 위기에 처했다는 말을 경찰을 통해 들었다.

엘살바도르 산악지대 판치말코에 사는 마누엘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병원치료를 받지 못해 병명조차 확인하지 못한 질병으로 신체 일부에 마비가 온 상태였다고 한다. 

아들이 아프면 치료를 받도록 하고 병을 고쳐주려 애를 쓰는 게 인지상정이지만 소년의 부모는 달랐다. 부모는 아들을 장기 장사를 하는 인신매매범에게 팔아버리기로 했다. 

도로뇨 신부는 "알고 보니 그 지역에선 이런 인신매매가 흔한 일이었다"며 "충격적이지만 현지 사정을 직접 보니 무조건 부모를 탓할 수만도 없었다"고 말했다. 

판치말코엔 극빈자들이 몰려 사는 곳이었다. 매일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최악의 가난이 주민들에게 숙명 같은 곳이었다. 

팔리면 장기적출로 사망할 게 확실했던 마누엘의 가족도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도로뇨 신부는 "부모에겐 마누엘 외 4명의 딸이 있었다"며 "전 가족이 굶게 되자 부모가 아픈 아들을 팔아버리기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소년을 구출하기로 결심한 도로뇨 신부는 수염을 기른 뒤 허름한 옷을 입고 마누엘 가족을 찾아갔다. 인신매매범으로의 변장이었다. 

신부는 마누엘의 부모에게 "사람을 사려고 왔다. 팔 자식이 있으면 내게 넘기라"고 거래를 제안했다. 하지만 부모는 거래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미 예약이 돼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캐물어 보니 인신매매범이 14살 아들을 사기로 하면서 약속한 돈은 25달러, 한화로 2만8400원 정도였다. 

난감해진 신부는 선약을 이유로 거래를 거부하는 부모에게 "1달러(약 1135원)를 더 주겠다"고 다시 제안했다. 푼돈이지만 1000원은 부모의 마음을 움직였다. 

도로뇨 신부는 신체 일부가 마비된 14살 마누엘을 26달러(약 29만550원)에 사 마을에서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그는 "병도 고쳤고 이제는 청년이 된 마누엘로부터 생명의 은인이라는 편지를 받기도 했지만 정작 이 사건으로 바뀐 건 내 인생이었다"며 "불쌍한 사람들을 돕겠다는 각오를 확실하게 다지고 헌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엘파이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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