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새벽 1시 30분쯤, 마이애미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 ‘챔플레인 타워 사우스’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건물은 굉음과 함께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폭삭 주저앉았다. 단 5초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건물 중간 부분이 먼저 붕괴된 후 충격을 견디지 못한 건물 바깥쪽도 몇 초 만에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아파트 136가구 중 55가구가 먼지처럼 사라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80여 개 팀을 투입해 건물 주변 도로를 폐쇄하고 인명 수색 및 구조작업에 나섰다. 현재까지 35명이 구조됐으며, 1명이 사망했다. 사고 초기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사망자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99명은 실종 상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고 후 붕괴된 건물에 거주하는 102명의 소재가 확인됐지만, 99명은 아직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이들이 모두 건물 내부에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매몰에 따른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래도 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마이애미데이브 소방구조대의 레이 자달라 대장은 “모든 작업이 잔해 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소방관들이 희생자 위치를 찾기 위해 음파탐지기와 수색카메라를 동원해 수색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조대원들이 지하 작업 중에 꼭 사람이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뭘 쾅쾅대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해 생존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카운티 측은 “대규모 수색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고, 잔해에 갇힌 이들을 확인하고 구조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현재 마이애미 쪽으로 접근하고 있어 구조에 난항이 예상된다.
무너진 아파트는 마이애미 비치 고급 콘도 단지에 지어진 12층짜리 건물로 1981년 건설됐다. 침실 3개짜리 162㎡ 매물은 지난 17일 71만 달러(약 8억 원)에 거래됐고, 지난달 11일 침실 4개짜리 418㎡ 규모 펜트하우스가 288만 달러(약 32억6천만 원)에 팔렸다.
붕괴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CNN은 최근 이 아파트가 지붕 공사를 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붕괴 건물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피오렐라 테렌치 플로리다국제대 조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굉음이 들려 천둥이 치는 줄 알았다”면서 “그러나 이후 사이렌 소리가 들렸고 밖으로 나와보니 먼지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 시 당국과 접촉해 연방재난관리청(FEMA) 등 연방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