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페로제도 물들인 고래들의 붉은 피…잔혹한 학살 언제까지

작성 2021.06.30 10:37 ㅣ 수정 2021.06.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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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령 페로제도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에 나선 페로제도 주민들. 해안은 고래 100여 마리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해양 환경보호단체 씨 셰퍼드
올해도 아름다운 페로제도가 고래들의 피로 물들었다.

북대서양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작은 섬 18개로 이뤄진 덴마크령 페로제도에서는 예로부터 혹독한 겨울을 나기 위해 해마다 고래를 대량으로 사냥해왔다. 사냥한 고래는 겨울을 위한 식량으로 축적했는데, 이러한 전통은 더이상 겨울 식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현대에까지 이어져 내려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7일 페로제도의 한 섬 해변은 고래가 흘린 피로 붉게 물들었다. 해양 환경 보호단체인 ‘씨 셰퍼드’ 측이 카메라를 들이밀며 고래 살육을 멈추라고 소리쳤지만, 페로제도 사람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사냥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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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령 페로제도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에 나선 페로제도 주민들. 해안은 고래 100여 마리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해양 환경보호단체 씨 셰퍼드
하루 동안 페로 제도에서 잔혹하게 사냥당한 파일럿 고래(긴꼬리 들쇠고래)는 최소 175마리에 이른다. 보트를 탄 사람들이 고래를 해안가로 몰면, 해안가에서 대기하던 사람들이 갈고리와 칼, 창 등을 이용해 고래를 찔러 죽였다.

씨 셰퍼드는 올해에도 어김없이 벌어진 ‘고래 대량 학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이를 담은 드론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은 보트가 파일럿 고래 그룹을 해안까지 유인하는 모습을 담고 있으며, 엔진소리를 내며 사납게 달려드는 보트에 놀란 고래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 무기를 든 사람들로 가득한 해안으로 떠밀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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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령 페로제도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에 나선 페로제도 주민들. 해안은 고래 100여 마리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해양 환경보호단체 씨 셰퍼드
매년 페로 제도에서는 고래 사냥을 하는 주민들과 이에 반대하는 해양 환경보호단체의 다툼이 이어져 왔다. 올해는 환경보호단체가 띄운 드론을 향해 일부 주민이 미리 준비한 산탄총을 쏘는 등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씨 셰퍼드 측은 이에 대해 현지 경찰에 조사를 의뢰한 상황이다. 단체 측은 “페로 제도는 2015년 당시 환경 및 동물보호 단체 소속의 운동가들이 보트를 타고 사냥을 방해하는 것을 법적으로 막기 시작했다”면서 “이에 어쩔 수 없이 해안에 사진작가를 배치하고, 드론을 이용해 현장을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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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령 페로제도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오랜 전통인 고래 사냥에 나선 페로제도 주민들. 해안은 고래 100여 마리의 피로 붉게 물들었다. 사진=해양 환경보호단체 씨 셰퍼드
이어 “100년 전에 끝났어야 했던 고래와 돌고래 사냥이다. 그러나 올해도 해안에서는 고래의 척수를 절단하고 칼로 목을 자르는 잔혹한 행위가 이어졌다”며 “지난 10년 동안 돌고래와 고래 6500마리 이상을 죽인 이러한 관행은 매우 야만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페로제도에서 이 전통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자신들이 국내 법을 지키며 가능한 한 고래들을 덜 고통스럽게 죽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페로제도 인근에만 10만 마리에 달하는 고래가 서식하는데, 자신들이 잡는 것은 수 백 마리 정도에 불과하다며 지속가능성을 존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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