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 등 현지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전날 텍사스주 리오그란데밸리를 순찰하던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측은 2세 여아와 카시트에 누워있는 생후 3개월 된 남동생과 버려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보호센터로 옮겼다.
CBP 요원들은 당시 리오그란데 강을 따라 보트를 타고 순찰을 하다가, 강가 옆 잔디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어린아이를 먼저 발견하고 접근했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아이 옆에는 훨씬 어린 갓난아기가 누운 카시트가 있었고, 카시트 아래에는 두 아이의 국적이 온두라스이며, 남매라는 사실이 적힌 메모장이 발견됐다.
CBP의 수석 순찰 요원인 로버트 가르시아는 SNS를 통해 “우리가 국경 지역을 수색하는 일은 (누군가를)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게 할 수 있다”면서 “양심의 가책도 없이 버려지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가슴 아프고 실망스럽다”고 적었다.
CBP는 두 아이의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밝혔으며, 현재 아이들의 양육 책임은 미국 보건복지부로 넘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뉴스위크는 CBP 자료를 인용, 지난 1년간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는 미성년자 이민자의 수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2020년 10월~2021년 7월 국경 순찰대원들은 남서부 국경을 따라 순찰하면서 ‘나홀로 밀입국’을 시도한 미성년자 11만 3000명을 발견했다. 이에 반해 2019년 10월~2020년 9월 같은 조건의 불법 이민 아동은 3만 3239명이었다.
어린이를 포함해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을 시도하다 붙잡힌 이민자는 7월 한 달 동안에만 21만 명을 넘어섰다. 20여 년 만에 최대규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폐쇄적인 이민정책을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전 행정부가 강조한 국경 폐쇄의 방식으로는 불법 이민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며, 일자리 창출과 경제 개발, 적극적은 원조 등 포용정책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국경지역 내 불법 이민자 수가 급증하면서 보호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턴트가 지난 7월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의 이민정책 지지율은 지난 3월보다 13%포인트 하락한 39%에 머물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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