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볼라 퇴치 하랬더니 여성 성착취…WHO 결국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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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A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이 지난 몇 년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현지 여성들에게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주장이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은 프랑스 현지시간으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와 같은 사실을 확임함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는 세계보건기구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퇴치 활동을 하던 2018년 8월~2020년 6월, 당시 직원 21명을 포함한 가해 혐의자 83명과 수 십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 소속 남성 의사와 상담사, 운전사 등은 주로 젊은 현지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대가로 성행위를 강요했다.

한 피해 여성은 세계보건기구 소속 외국인 의사에게 성행위를 강요당한 뒤 임신을 하자 낙태약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자녀 4명을 키우던 또 다른 피해 여성은 세계보건기구 행정직원이 환경미화원 일자리를 주겠다며 접근해 왔다고 증언했다.

성착취 피해를 진술한 피해자 중 여성은 63명, 남성은 12명으로 확인됐다. 피해자의 나이는 13~43세, 평균 연령은 20세였다. 일자리를 주겠다는 약속 대부분은 지켜지지 않았다. 약속이 지켜진 경우에도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성 상납을 요구받았다.

가해 혐의를 받는 사람 가운데에는 세계보건기구의 의사뿐만 아니라 고위인사도 포함돼 있으며, 다른 가해 혐의자 대부분은 세계보건기구가 임시직으로 채용한 콩고인들이다. 또 콩고 보건부에서 파견한 의료진 일부도 가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위생 분야의 국제적인 협력을 위해 설립한 UN 전문기구인 세계보건기구의 일부 직원이 질병으로부터 보호하고 치료해야 할 국가와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파렴치한 성 착취를 저질렀다는 사실은 지난해 9월 처음 알려졌다.



당시 구호활동 보도 전문기구인 뉴 휴머니테리언과 톰슨 로이터재단은 당시 콩고민주공화국 동부 지역인 베니 지역의 여성 50여 명으로부터 “세계보건기구와 다른 구조단체 직원들이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언급된 ‘다른 구조단체’에는 유니세프와 월드비전, 옥스팜, 국경없는의사회 등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는 베니 지역을 포함한 콩고 동부에 에볼라가 창궐해 주민들이 전염병으로 숨지는 등 어려움을 겪자 임시직을 포함한 직원 2800명을 파견했다. 이에 세계보건기구 측은 지난해 10월 독립적인 조사기구를 구성하고 1년 남짓 조사를 벌였고 최근 보고서를 통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인정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가해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세계보건기구의 윤리정책을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유엔기구가 성착취에 연루된 사건이 처음은 아닌 만큼 분노와 실망이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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