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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톈안먼 시위 추모상’ 철거될 듯…중국의 ‘기록 말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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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대에 설치돼 있는 ‘수치의 기둥’
홍콩이 6·4톈안먼(天安門) 민주화시위 추모 조각상 철거를 명령했다. 당국이 톈안먼 시위의 기록을 말살하려는 움직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홍콩 공영방송 RTHK는 1997년부터 홍콩대 캠퍼스 내에 자리했던 ‘수치의 기둥’이 곧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수치의 기둥’은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조각상으로 덴마크 예술가가 제작해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에 기증한 작품이다.

지련회는 1990년부터 매해 6월 4일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촛불행사를 진행해온 단체로 ‘수치의 기둥’ 세정식을 연례 행사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당국은 지련회의 홈페이지와 모든 소셜미디어 계정의 운영도 중단시키고 지련회가 30여 년 축적해온 역사적 자료에 대한 접근도 모두 차단했다. 지련회는 결국 당국의 탄압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달 말 해산했다.

지련회는 지난달 9일 홍콩 국가안전유지법(국가보안법)의 국가정권 전복선도죄 혐의로 기소를 당하면서 발이 묶였다. 전날에는 초우항텅 부주석 등 지련회 간부 4명이 체포되면서 사실상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당시 홍콩보안법 담당부서인 국가안전처는 지련회에 톈안먼 유혈사태로 이어진 중국 민주화 시위가 ‘반혁명 폭란’이기에 희생자 추모가 이를 부추기는 행위라고 통보했다.


지련회가 해산한 상황에서, 지련회가 기증받고 관리해 온 ‘수치의 기둥’ 역시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홍콩 당국은 지련회가 내건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 등의 목표와 ‘수치의 기둥’ 등이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판단한다며 경고해왔고, 이에 따라 ‘수치의 기둥’도 곧 철거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 빈과일보 대표 등 저명 인사들이 체포돼 중형 위기에 처하거나, 많은 야당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두려움 속에서 해외로 망명했다. 지련회와 마찬가지로 당국의 외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해산하는 단체도 잇따라 나옴에 따라 홍콩의 범민주 진영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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