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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할 땐 쿼드롭터, 비행할 때는 쌍엽기?…신개념 수직 이착륙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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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개발자들의 꿈 가운데 하나는 고정익기 같은 비행 성능을 지닌 수직 이착륙기를 만드는 것이다. 헬리콥터는 수직 이착륙이라는 큰 장점이 있으나 비행 속도와 거리에 있어 고정익기보다 불리한 점이 많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V-22 오스프리 같은 틸트로터기나 F-35B 같은 수직 이착륙기가 개발되었지만, 구조가 복잡해 일부 군용기에만 사용되고 있다.

드론 개발자들 역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하면서 고정익기 같은 비행 성능을 지닌 다양한 형태의 드론을 연구했다. 미국의 벨(Bell)사는 APT(Autonomous Pod Transport, 자율 포드 수송)라는 독특한 개념의 수직 이착륙 드론을 개발했다. APT 드론은 로터를 회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동체를 90도 회전하는 방식으로 수직 이착륙과 수평 비행을 구현했다. 이런 방식은 90도 방향을 틀어 이착륙할 때 매우 불안정할 수 있다.

벨의 해결책은 두 개의 날개와 네 개의 로터를 붙여 네 다리를 지닌 책상처럼 안정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APT 드론은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며 최대 45㎏의 화물을 56㎞ 떨어진 거리까지 수송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60㎞에 달한다. 비슷한 크기의 수직 이착륙 드론 가운데서는 상당히 우수한 성능이다. APT 드론의 성능은 미 해병대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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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대는 하루에 450㎏ 화물을 10~20㎞ 정도 거리에 수송할 수 있는 공중 무인 수송 드론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적 내륙에 가장 먼저 상륙해서 전투를 수행하는 해병대의 특성상 바다에 있는 함정에서 바로 보급이 가능한 무인 드론 수송 시스템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APT 드론은 미 해병대의 유마 비행 기지에서 이미 420회의 시험 비행을 수행하면서 성능을 검증했다. APT 드론의 목표는 기존의 헬리콥터나 중대형 수송기의 임무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소대나 중대 단위의 소규모 부대에 신속하게 물자를 공급해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군용 야전 식량이나 생수, 탄약 등을 소규모로 자주 수송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APT 드론은 착륙하지 않아도 낮은 고도에서 물자를 투하할 수 있으며 바다에 대기하고 있는 아군 함정의 좁은 비행 갑판에도 쉽게 착륙할 수 있다.


벨사는 이 드론을 군용은 물론이고 민수용으로도 개발하고 있다. APT 드론은 올해 초 텍사스에서 택배 배송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항공기 개발 역사 초기에 유행한 쌍엽기 디자인이 다시 부활한 셈인데, 드론에서도 복고풍 바람이 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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