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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암도 이제 백신으로 예방?…유방암 백신 임상 1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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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 백신 후보 물질
어떤 질병이든 걸리고 난 후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이 더 좋은 방법이다. 급성 감염병은 물론 암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평소 건강 관리를 아무리 잘하더라도 암을 예방하기는 쉽지 않다. 흡연 같은 암 위험 인자를 피하면서 주기적으로 건강 검진을 받아 암이 진행하기 전에 치료받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법이다.

과학자들은 더 효과적인 암 예방을 위해 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에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항원이나 물질을 표적으로 삼아 인체 면역 시스템이 공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암 백신의 원리다. 작은 암 세포 하나가 점점 자라 종양 덩어리로 성장하기 면역 시스템을 이용해 전에 싹을 자르는 것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연구팀은 20년 간 개발한 유방암 백신의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유방암 백신은 모든 형태의 유방암이 아니라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삼중 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의 예방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삼중 음성 유방암은 유방암 치료의 중요한 목표가 되는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사람 표피성장인자 수용체2 (HER2)의 발현이 없는 유방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15~20% 정도이지만,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예후가 나쁘다.

과학자들은 삼중 음성 유방암 세포에서 모유 수유 중이 아닌 여성에서는 나오지 않는 모유 단백질인 알파-락트알부민(α-lactalbumin)이 풍부하게 나온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가임기가 지난 나이 든 여성에서 이 물질이 갑자기 생산된다는 것은 삼중 음성 유방암 세포가 자라고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암 백신은 알파-락트알부민을 항원으로 인식시켜 인체 면역 시스템이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다.

물론 이 백신은 임신과 모유 수유를 계획하는 여성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접종 대상은 가임기가 지난 여성 중 유방암 고위험군과 이미 유방암으로 치료받은 후 재발 가능성이 있는 환자들이다. 1상 임상 시험 역시 이미 삼중 음성 유방암으로 치료를 마친 환자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작년 말에 FDA의 임상 1상 승인을 받았으며 이제 실제 임상 시험에 돌입해 우선 약물의 용량과 안정성을 확인한 후 2상, 3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암의 진단이나 재발 진단에는 몇 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할 때 임상이 완료되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암 백신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연구팀은 비슷한 방식의 암 백신을 여러 암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의 일차 예방은 물론 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에서 재발 방지에 효과적인 암 백신이 개발되면 앞으로 암의 예방 및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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