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캠퍼스(UNC)와 듀크대 공동연구진은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미래의 다른 바이러스 대유행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항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듀크대 인간백신연구소(DHVI) 소장이자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바턴 헤인스 박사는 성명에서 “이 항체는 현재의 전염병에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또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연의 동물 숙주에서 인간으로 뛰어든다면 그때 미래의 발병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0년대 초 사스를 일으켰던 원래의 사스바이러스(SARS-CoV-1)에 감염된 환자와 현재의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분석, 항체를 분리해 1700개 이상의 항체를 확인했다. 그중 50개의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사스바이러스에 결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분석 결과, 이들 교차 결합 항체 중 ‘DH1047’이라는 항체가 특히 강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간을 감염시키는 두 바이러스 외에도 다수의 동물 코로나바이러스에 결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헤인스 박사는 “이 항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수많은 변이를 거쳐 보존한 부분과 결합한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는 광범위한 코로나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항체는 쥐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쥐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돼도 코로나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 심지어 전염성이 강한 델타 변이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미래에 인간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지는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시험을 진행한 결과 이들 바이러스는 이 항체에 의해 중화됐다.
UNC의 역학 교수이자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랠프 배릭 박사는 “이번 결과는 변이를 예방하고 기존의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폭넓은 보호를 제공하는 보편적 백신 전략의 합리적 설계를 위한 본보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항체는 이미 감염된 쥐에서도 폐와 관련한 증상의 심각성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11월 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