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5세의 구시야오 의원에게 적용된 주요 죄목은 반중 홍콩 독립운동에 수차례 가담하고 반중 운동을 선동한 혐의다. 이날 오전 그의 자택 1층에서 잠복 수사 중이던 경찰에 붙잡힌 구시야오 의원은 현재 관할 창사완 경찰국에 압송돼 국가 전복을 선동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구시야오 의원은 중국 정부가 지적한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일명 ‘사회 분란 분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반면 무려 30년 동안 홍콩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면서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대표적인 평화주의 사회운동가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9년 10월 구시야오 의원은 중국 당국이 강제한 ‘복면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뒤 징역 5개월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복면금지법은 지난 2019년 4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공중의 위험’을 이유로 무려 52년 만에 긴급법을 발동, 이튿날부터 불법 집회 또는 합법 집회를 막론하고 신분 식별을 제한할 수 있는 복면 착용을 금지한 법안이다. 긴급법은 영국 식민 통치 시절인 1922년 제정된 대표적인 악법으로 꼽혀왔다.
해당 법안이 긴급 발효되면서 홍콩에서는 공공장소에서 복면을 벗으라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경우, 최고 6개월 이하 징역형 또는 최대 1만 홍콩달러의 벌금형이 부과됐다.
이를 두고, 당시 구시야오 의원을 비롯한 반중 홍콩 독립 인권단체 회원들은 복면금지법이 발효된 첫날 해당 법의 위헌 소송을 제기하고, 복면을 쓴 채 홍콩 도심을 행진한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후 징역 5개월의 판결을 받고 지난해 7월 23일 만기 출소했다. 당시 그의 재판은 홍콩 독립운동과 관련한 활동을 죄목으로 한 총 11번째 구속 수사였다.
이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던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당시 법정에 선 구시야오 의원은 “이번이 (홍콩독립운동으로 인한) 11번째 구속이지만 앞으로도 국가안보법을 또다시 위반할 것이기에 12번째, 13번째 재판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민주주의 만세, 인권만세”를 외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판을 관할했던 덩샤오시옹 판사가 그에게 마지막 발언 기회를 주며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었는데, 그가 “다음 번에도 고의로 국가안보법을 위반할 것이며, 법원이 나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인권은 정권보다 크고, 시민은 국가보다 높으며 일당 독재를 종식시키고 공산당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발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