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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앉은 채 사망→미라로 발견된 伊 노인… “아무도 몰랐다”

작성 2022.02.09 18:36 ㅣ 수정 2022.02.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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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이탈리아에서 사망한 지 2년이 넘은 7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충격적인 모습으로 발견된 독거노인의 시신이 이탈리아 초고령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의 8일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최근 북부 롬바르디아주(州) 코모시(市)의 한 주택에서 마리넬라 베레타(여, 70세)의 시신을 발견했다.

현지 경찰은 최근 강풍 탓에 정원의 나무가 뽑혀 나갈 위험이 있다고 판단된 한 주택을 방문해 주의를 주려다가 집 안에서 시신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주인이었던 베레타는 식탁 의자에 앉은 채 숨져 있었다. 시신은 미라가 된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범죄를 의심할 만한 단서나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수사 당국은 이 여성이 고독사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숨진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는 친인척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웃과의 관계도 소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웃들은 경찰 조사에서 그녀가 2019년 11월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간 줄로만 알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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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와 관계없는 자료사진
70대 여성이 앉아서 숨진 채 미라로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지에서는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엘레나 보네티 기회균등부 장관은 SNS에 “사망한 베레타에게 일어난 일은 우리의 양심을 아프게 한다”면서 “우리는 단합을 유지하고자 하는 공동체로서 그녀의 삶을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누구도 혼자 남겨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통계기관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75세 이상 중 혼자 사는 사람은 약 40%에 달한다. 이중 상당수는 의지할 친구나 친척도 없이 글자 그대로 고독한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유력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소속 기자는 해당 사건을 1면에 보도하며 “베레타의 사례는 우리에게 끔찍한 교훈을 가르쳐 준다”면서 “진정한 슬픔은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죽음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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