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폐막식 당일 앤드류 파슨스 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단합을 통해 우리는 포용과 조화,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발언했으나, 패럴림픽 중계권을 독점한 중국 관영매체 cctv 측은 이에 대해 일체의 통역이나 번역을 거부했다고 15일 보도했다.
특히 이날 파슨스 회장은 패럴림픽에 참가한 각국 선수들을 가리켜 “희망의 등대이자 평화의 수호자”라고 평가했으나 ‘평화의 수호자’라는 내용에서는 어떠한 통역도 전달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당 매체는 파슨스 회장의 발언이 중국 매체의 검열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지난 4일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그가 반전과 인간의 평등권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이 중국 현지에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개막식 당일 파슨스 회장은 “21세기는 전쟁과 증오의 시대가 아니라 대화와 외교의 시대”라고 발언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중계권을 독점한 중국 관영매체는 파슨스 회장의 마이크 음량을 낮췄으며, 중국 측 공식 통역 담당관도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외부에 알려지자 국제패럴림픽위원회(IFA)는 중국 관영매체 측에 해명을 요구했으며, 중계권을 독점한 미디어 담당자는 폐막식에서만큼은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이 매체는 꼬집었다.
이번 동계 패럴림픽 기간 동안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두고 벌어진 내부적 갈등은 비단 이뿐만이 아니었다.
패럴림픽 개최 기간 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것이 알려진 직후 국제 패럴림픽위원회는 러시아와 벨라루스 출신의 선수들을 ‘중립국’ 자격으로 참가를 허가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단들이 위원회의 결정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선수촌 내부의 분위기는 한때 심각한 수준으로 고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심화되자,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측은 즉각 기존 입장을 번복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단의 패럴림픽 출전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입장 번복에 대해 파슨스 회장은 지난 10일 일본 교토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옳은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