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더타임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1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는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우크라이나 주요 정부 부처의 웹사이트 수백 곳을 해킹하려 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주장을 내놓은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중국의 해킹 시도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나기 전에 시작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하루 전인 2월 23일 정점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해킹 공격 대상에는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와 국방부, 국립 은행, 철도국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시도는 국가 기밀 자료를 훔치고 국방 및 민간기반시설을 차단하기 위함이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는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국방부를 포함해 600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대상으로 수천 건의 해킹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국가사이버보안센터가 국제 파트너들과 함께 (중국의) 이러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전쟁'에 중국이 도움 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일명 ‘하이브리드 전쟁’의 대표 사례가 됐다. 즉 군사적 분쟁 외에도, 사이버 공격이나 가짜 뉴스 등을 활용한 심리전 등 여러 형태의 공세가 결합된 전쟁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올 1~2월, 4차례에 걸쳐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정부 전산망에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거나, 금융기관에 대규모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공격이 벌어지기도 했다.
만약 우크라이나 보안국의 이번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중국은 우크라이나를 초토화하고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빼앗은 러시아의 전쟁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 셈이다.
중, 표면적으로만 중립…대러 제재 동참하지 않아
중국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해 국제사회의 뜻을 모으는 자리에서, 러시아를 향한 비난을 거부한 바 있다. 표면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왔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표현도 거부하며 서방 국가들의 대러 제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서방 국가들은 중국이 러시아의 군사작전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BBC는 서방 당국 관계자들이 러시아가 경제적 제재 타격 완화를 위해 중국에 군사적 지원 등을 요청했다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주요20개국(G20)에서 퇴출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한다면 대응할 것이며, 중국도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할 경우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