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먹을 것 없어 우는 상하이 주민 두 번 울린 ‘가짜’ 공동구매의 정체

작성 2022.04.17 10:47 ㅣ 수정 2022.04.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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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으로 3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 주민의 식품 대란 사태를 악용한 각종 사기 행각이 이어지고 있어 당국이 주의를 요구했다./출처=바이두
코로나19 확산으로 3주째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 주민의 식품 대란 사태를 악용한 각종 사기 행각이 이어지고 있어 당국이 주의를 요구했다. 상하이는 지난달 28일 시작한 도시 전면 봉쇄를 10일 오후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 수준에서 완화됐지만, 사실상 주민이 밀집해 거주하는 상당수 주택가에 대한 봉쇄 방침이 계속되면서 2600만 명의 상하이 주민 중 70~80%에 달하는 주민들이 여전히 무기한 격리 중인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말 봉쇄령이 내려진 이후부터 줄곧 상하이 주민에게 공동구매는 식료품 등 각종 생활필수품을 구하기 위한 생명줄 역할을 해 왔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을 노리고 공동구매 그룹 채팅창을 개설한 뒤 돈을 갈취해 잠적하는 방식의 사기 행각이 이어지면서 주민을 두 번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용의자 A씨는 최근 주민들이 음식재료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을 악용해, 주민이 주거 단지별로 운영하는 그룹 채팅창을 개설, 신선한 식재료를 현관문 앞까지 배송해준다는 내용의 공동구매 사기 행각을 벌였다. 

용의자가 개설한 그룹 채팅에 가입한 주민 다수는 그가 제공한 식료품 리스트에서 원하는 식품을 선택해 피의자에게 문자로 발송하고, 해당 식료품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식재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더욱이 용의자 A씨는 주민의 믿음을 사기 위해 자신이 배송하는 제품이 미국의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인 샘스클럽 내 물품 판매 리스트를 주민에게 보여주고, 해당 리스트 중에서 물건을 선택할 수 있게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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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구매를 가장해 개설한 대화방.
하지만 이 모든 행각은 A씨가 기본적인 식료품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의 처지를 악용해 돈을 갈취하기 위한 행각에 불과했다.

특히 A씨는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배송 업체와 직원들이 물건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는 것에 피로감을 느끼는 주민이 상당하다는 점을 노려, 자신이 운영하는 공동구매 채팅그룹 가입자에게는 정액제 배송료를 제공한다고 홍보하는 등 더 많은 피해자를 물색하기도 했다. 

식재료 수급 자체가 어려운 상하이 사정상 공동구매 시 배송 기사에게 고액의 팁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먹거리 수급을 하는 것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A씨의 배송료 정액제 공지는 주민을 혹하게 하기 제격이었던 것. 

이런 방식으로 A씨가 개설한 채팅방을 통해 그가 단 하루 만에 얻은 부당 수익은 무려 4만 8000위안(약 925만 원)에 달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드러날 것이 두려워 평소 친분이 있던 여성의 위챗 계정을 통해 다수의 단체 채팅방을 개설했고, 공동 구매 참여자를 모집한 뒤 주민으로부터 부당한 수익을 챙겨 잠적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사건 발생 직후 관련 계정이 삭제되는 등 A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것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이 담당 공안국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에 의해 붙잡힌 A씨는 애초부터 공동구매 관련 업자가 아니었던 것을 확인됐다. 

수사 과정에서 관할 공안국은 A씨가 추가로 개설한 채팅방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단체 채팅방 방장으로 게재된 A씨의 주거지로 출동해 붙잡은 것. 

공안국에 적발된 직후 A씨는 부당 수익 4만 8000위안 중 절반에 해당하는 2만 8000위안을 피해자들에게 환불조치한 상태이며,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도 추가 환불이 진행될 예정이다.

문제는 식재료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를 악용해 다양한 형태의 사기 행각이 격리 중인 상하이 주민을 두 번 울리는 경우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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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구매를 가장해 개설한 대화방.
실제로 지난 13일에는 상하이 바오산취의 한 과일가게에서 직접 판매한 과일들의 중량이 실제 소비자들에게 안내됐던 것과 비교해 큰 차이가 있어 주민을 당혹스럽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봉쇄된 상하이 바오산취의 한 아파트 주민을 상대로 진행됐던 과일 공동구매에서 이 지역 과일가게 주인은 소비자에게 공지했던 제품보다 중량이 크게 미달하는 제품 세트를 배송하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들은 158위안에 6㎏의 과일 세트와 280위안의 10㎏ 과일 세트 두 종류를 판매하면서 각각 1~2㎏ 미달한 과일을 포장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격리 중인 상하이 주민을 위해 타 지역 주민이 무료로 보내오는 구호 물품을 챙겨 되파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한 이들의 사례도 끊이지 않는 양상이다.

실제로 최근 상하이시 시장 감독관리부처는 최근 상하이에 도착하는 구호물품을 마치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물건인 양 단체 공동구매 채팅방을 개설한 뒤 주민에게 구호물품을 돈을 받고 판매한 혐의로 40대 부부 두 사람을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들 부부 두 사람에 대해 관할 공안국은 부당으로 취한 수익 전액을 몰수하고, 1만 위안 상당의 벌금을 부과했다. 

한편, 상하이 공안국은 최근 봉쇄가 장기화하는 등 특수한 상황에 부닥친 주민이 공동 구매 등을 미끼로 사기 피해자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를 요구했다.

또, 코로나19 백신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내용의 전화 금융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하이 공안국은 주민에게 수상한 전화를 받을 경우 개인 정보를 알려주거나 돈을 이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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