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전 세계 각국의 언론 자유 상황을 조사해오고 있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최근 ‘2022년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발표하면서, 지난 1년간 홍콩이 전 세계 180개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순위 하락(68계단)을 보이며 148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2년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홍콩이 18위에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에서 가장 자유가 보장된 지역으로 꼽혔던 것과 비교해 불과 20년 만에 130계단 하락했다.
더욱이 이 시기 홍콩의 언론자유지수는 아프리카의 술탄, 르완다와 같은 순위에 링크되면서 언론에 대한 억압과 탄압이 강제되는 국가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 같은 순위 하락은 2020년 6월 중국식 국가보안법이 홍콩에 시행된 이후, 홍콩의 민주진영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 6월에는 대표적인 반중 매체였던 빈과일보와 입장신문, 시티즌뉴스 등 민주진영 매체들이 당국의 압박 속에 자진 폐간했다. 이 때문에 무려 860여 명의 언론인이 일자리를 잃은 바 있다.
또, 홍콩 정부는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반중적인 내용의 뉴스를 보도한 언론인들을 색출해 중국 본토로 환송해 투옥해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중국 본토로 이송돼 수감이 강제된 홍콩 언론인의 수는 약 13명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국경없는기자회 동아시아사무소 세드릭 알비아니 국장은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사람은 홍콩 정부의 주요 표적이 된다”면서 “홍콩 국안법이 시행된 이후 홍콩에서 언론의 자유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지에서 언론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 지속해서 이어지고 법치주의는 사라지고 있다”고 단언했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 2022년 세계 언론자유지수 순위에서 전체 180개 국가 중 중국은 최하위 수준인 175위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180위였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