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77일째인 이날 바셰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 솔로키 마을에 포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솔로키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5㎞ 떨어진 인구 1000명 미만의 작은 농촌 마을이다.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해 모든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본토에서 우크라이나군 포격으로 사망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지사는 또 주택 17채와 자동차 6대가 파괴되고 가스 공급이 끊기는 등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글라드코프 주지사는 “주택은 물론 학교와 우체국, 가게 창문이 깨졌다”면서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복구 작업을 시작하기 위해 관리자 2명을 파견했다”고 덧붙였다.
일련의 폭발과 관련해 일각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를 표적으로 반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국경 근처에서 의문의 폭발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벨고로드 남서쪽 스타라야 넬리도브카 마을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로 탄약고가 폭발했다. 같은달 25일에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북동쪽으로 154㎞ 떨어진 브랸스크시의 유류 저장고가 폭발했다. 해당 폭발에 대해 러시아 국영 TV는 군 기지와 국영 석유회사인 트랜스네프트 소유의 정유 공장에서 15분 이내 간격으로 각각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일 벨고로드에 있는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 연료저장시설도 폭발했는데,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용 헬기 2대가 자국 영공을 침범해 폭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쟁을 정당화하고자 위장 전술을 펼치고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가 전쟁의 명분을 만들려고 ‘가짜 깃발 작전’을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짜 깃발 작전은 상대가 먼저 공격한 것처럼 조작해 공격 명분을 만드는 수법이다. 그간 러시아 안팎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게 덤터기를 씌울 자작극을 준비 중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