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최근 상하이 소재의 한 종합병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자로 처리한 시신의 화장 모습을 유가족들에게 전송했으나, 사망 소식을 전달받은 지 약 2주 뒤 무렵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기이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논란이 된 사건은 지난달 22일 코로나19 확진 후 화장 처리된 것으로 알려진 93세의 주 모 할머니가 최근 건강을 회복해 양로원으로 이동해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 생활을 보내고 있는 것이 가족들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면서 시작됐다.
이미 사망자로 구분해, 주민번호 자체가 말소 처리된 주 할머니는 소동이 있기 전, 상하이 푸동의 한 양로원에 거주 중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양로 시설에 번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돼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이후 병원 의료진 측은 주 할머니가 응급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고 유가족들에게 통보했다.
하지만 봉쇄된 상하이 방역 지침 탓에 유가족들은 할머니의 마지막 발인을 함께하지 못했는데, 그 대신 병원 측은 할머니의 시신이 들어 있는 관과 병실에서 사용했던 이불 등 소지품을 촬영한 사진을 전송해 애도했다.
또, 지난달 22일에는 할머니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화장 처리한 사진을 유가족들에게 전달했고, 이달 초 유가족들은 할머니 사망 신고를 처리하면서 사건은 이대로 묻히는 듯했다. 하지만, 사건의 반전은 할머니의 주민번호가 말소된 당일 발생했다. 그의 시신을 화장했다고 유가족들에게 통보했던 병원 측이 이번에는 주 할머니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완전히 극복하고 완치돼 양로 시설에 재입소했다고 통보해왔기 때문이다.
말도 안 되는 기이한 소식에 유가족들은 곧장 양로원을 찾았고, 시설 안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건강한 모습을 한 주 할머니와 만날 수 있었다. 이 소식이 현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로되자, 누리꾼들은 일제히 상하이 소재의 의료 시설 직원들과 방역 당국의 지나친 봉쇄 지침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한 누리꾼은 “주 할머니가 살아 돌아온 것에 대해 유족들은 안도하겠지만, 주 할머니로 오인된 채 이미 한 줌의 재로 사라진 화장된 시신은 대체 누구였느냐. 정부가 도심을 봉쇄한 탓에 유가족들이 시신을 직접 확인할 수 없어서 벌어진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임지연 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