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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서 알몸 상태로 국경넘은 불법 이민자 92명 발견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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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와 튀르키예 국경에서 알몸 상태로 강을 건너온 남성 이민자 92명이 발견돼 논란이 일고있다.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그리스 경찰이 벌거벗은 불법 이민자 92명과 부상자들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것은 그리스와 튀르키예가 접경한 에브로스 강 인근. 지난 14일 그리스 경찰은 튀르키예에서 소형보트를 타고 강을 건너 그리스 땅으로 넘어온 남성들을 무더기로 발견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의 행색이었다. 그리스 경찰에 따르면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출신으로 추정되는 92명의 남성들은 알몸 상태였으며 일부는 부상을 입었다.

그리스 경찰 측은 "이들 불법 이민자들에게 즉시 의복과 음식, 응급처치를 제공했다"면서 "이들이 왜 옷을 모두 벗어버렸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그리스와 튀르키예 측은 서로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리스 당국은 "튀르키예가 이민자들을 대하는 태도는 문명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곧 튀르키예 당국이 불법 이민자의 옷을 강제로 벗겼다는 주장인 것. 그러나 튀르키예 측은 "이는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유엔난민기구는 "거의 100명의 벌거벗은 남성은 발견된 것에 대해 깊은 고통을 느낀다"면서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유럽연합(EU) 역내에서 이탈리아 등과 함께 중동·아프리카 이주민·난민이 가장 많이 유입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특히 이웃 국가인 튀르키예에서 육로 또는 해상으로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 문제로 양측은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다. 특히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 위기 때는 약 100만 명에 가까운 난민이 튀르키예를 거쳐 그리스로 넘어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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