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핵전쟁·기후 변화 위험 “역대 최고” 경고 나와

작성 2022.12.28 16:50 ㅣ 수정 2022.12.2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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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4월 20일 사르마트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사르마트 미사일을 두고 “당분간 이것과 비교할 만한 무기는 없을 것이다. 러시아를 위협하려는 적들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 사진=트위터
핵전쟁과 기후 변화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류는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2022년 새해가 밝았을 때 러시아가 불과 두 달 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핵 위협을 가할 뿐만 아니라 미국마저 종말의 위험을 말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7일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로 아마겟돈(인류 최후의 전쟁)의 가능성에 직면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쿠바 미사일 위기는 1962년 소련이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벌어진 미국과 소련의 핵전쟁 위기를 말한다. 당시 3차 세계대전이 벌어질 위기까지 갔으나, 미국이 쿠바를 침공하지 않는 조건으로 소련이 쿠바에서 철수한다는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제안을, 소련의 니키타 흐루쇼프 서기장이 받아들여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한 쿠바 위기가 해소됐다.


지난달 7일에는 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 있다”며 현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그달 15일 세계 인구는 80억 명을 돌파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상황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홍수로 인해 국토 3분의 1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중국은 60년 만에 처음 폭염이 70일 넘게 이어졌고,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가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 모든 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수준에서 섭씨 1.5도 이상 오르지 않도록 하자는 유엔의 목표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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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투하됐던 원자폭탄이 폭발하면서 버섯 모양의 구름을 일으키고 있다. / 사진=퍼블릭 도메인
27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의 비영리 환경 위험 평가 단체인 글로벌 챌린지 재단은 최근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이 역사상 유일한 원자폭탄 공격으로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한 1945년 이후 핵전쟁 위험이 역대 가장 커졌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핵전쟁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일으킬 뿐 아니라 태양을 가리는 먼지구름을 유발해 농작물 생산 능력을 줄여 핵무기에서 살아남더라도 대부분이 굶주림으로 죽을 수 있는 혼란과 폭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핵전쟁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주저자인 케네트 베네딕트 미국 핵과학자회(BAS) 사무총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고문들로부터 만류를 덜 받은 것처럼 보였다. 따라서 핵 위험은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보다 훨씬 더 커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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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과학자회가 연초마다 발표하는 지구 종말 시계는 2020년부터 지구 종말을 뜻하는 자정에서 100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 사진=BAS
핵전쟁이 발발하면 러시아는 소형 전술핵을 주로 쓸 것이지만, 미국이 대응에 나서면 핵무기 크기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면 전쟁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 될 것이라고 베네딕트 총장은 언급했다. 그가 속한 핵과학자회가 연초마다 발표하는 지구 종말 시계는 2020년부터 지구 종말을 뜻하는 자정에서 100초 전을 가리키고 있다. 이 시계가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구 종말이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핵 위협은 우크라이나를 겨냥한다. 그러나 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준비가 완료됐다고 보고 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의 핵 문제에 대한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고 했고,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 역시 여전히 지속 중이다.

베네딕트 총장은 또 미국이 극단적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권리를 유보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태세 검토 보고서를 비난했다. 그는 “핵무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꾸준히 악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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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으로 빙하의 일부분이 붕괴하고 있다. / 사진=AFP 연합뉴스
유엔 전문가들은 지난달 이집트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앞서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각국이 현재 계획대로만 간다면 2100년까지 지구 온도가 2.1~2.9도 상승할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외부 전문가들은 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에도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기록을 경신하는 등 실제 기온 상승은 훨씬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실존위기연구센터(CSER)의 루크 켐프 박사는 “온난화 가능성이 더 높아졌지만 충분한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합의 문화와 과학자들이 불안을 조장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또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건 기후 위기가 세계에 어떤 파급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보다 복잡한 평가”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는 세계 곡창지대의 생산량을 줄여 굶주림을 부채질해 결국 정치적 불안과 갈등을 일으키는 식량 부족 문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켐프 박사는 단일 연도나 한 가지 사건으로 결과를 추론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 그러나 그가 공동 집필한 한 연구 논문에서는 기온이 심지어 2도 오르더라도 지구를 빙하기 이후 미지의 상황에 놓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연구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인구 증가에 대한 중간 수준의 시나리오를 사용했다. 그 결과 2070년까지 20억 명이 평균 기온이 섭씨 29도인 지역에서 살며, 인도와 파키스탄에서는 물 부족으로 고통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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