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의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대만 3대 해운업체로 꼽히는 에버그린 해운은 최근 직원들에게 평균 50개월 치 급여에 해당하는 거액을 성과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개인성과에 따라 차등 계산됐기 때문에 직원마다 받은 금액은 각기 다르며, 실적이 우수한 일부 직원은 최대 52개월 치 월급을 상여금으로 지급받았다.
또 거액의 성과 상여금은 대만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에 한정됐으며, 중국 상하이 등 해외 법인 직원에게는 월급 5~8개월 치가 지급됐다.
에버그린 해운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특수를 누린 회사 중 하나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화물 운송 수요가 급증했고, 이는 평균 운임 상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선박들이 세계 각국 항만에 묶여 있을 때, 그 시간 동안에도 선박 사용료는 계산됐기 때문에 오히려 어닝 서프라이즈(기업의 영업 실적이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높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신호를 주는 것)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입은 에버그린 해운은 지난해에도 직원들에게 통 큰 상여금을 안겼었다. 당시 이 업체는 월급의 4000%에 달하는 목돈을 연말 상여금으로 지급했다. 당시 에버그린 해운에 10년 넘게 근무해 온 한 사내 커플은 두 사람이 합쳐서 총 500만 달러(당시 환율 약 2억 1500만 원)을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에버그린 해운이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
블룸버그 통신은 “글로벌 성장의 급격한 약화로 해운 회사들의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에버그린 해운의 주가는 2021년 당시 전년에 비해 250%나 상승했지만, 지난해에는 54% 폭락했다”고 전했다.
한편, 2021년 3월 에버그린 해운의 선박은 수에즈 운하에 좌초돼 양방향 운하를 모두 가로막아 물류 대란을 일으켰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