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반쯤 노이슈반슈타인성 근처 마리엔 다리(마리엔 브뤼케) 근처에서 미국인 30세 남성이 자국인 21세, 22세 여성을 상대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여성 2명은 친구 사이였고, 가해 남성은 이들 여성을 사건 이틀 전 현지에서 만나 알게 된 사이였다. 세 사람은 모두 관광객들로, 이날 우연히 산책로에서 마주쳐 함께 했다. 가해 남성이 전망 좋은 길로 안내해주겠다며 이들 여성을 숨겨진 샛길로 따라오도록 꾀어냈기 때문이다.
현지 경찰은 가해 남성이 마리엔 다리까지 온 뒤 21세 여성을 갑자기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친구를 구하려고 끼어든 22세 여성의 목을 졸랐고 가파른 비탈 아래로 떠밀었다.
경찰은 이 남성이 그후 21세 여성도 비탈 아래로 추락시키기 전 성폭행을 시도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탈 아래 50m 간격으로 쓰러져 있던 두 여성은 현지 산악 구조대에 의해 각각 병원으로 이송됐다.
비교적 접근이 수월했던 22세 여성은 크게 다쳤는데도 구조대원의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을 만큼 의식이 있었다. 반면 추락 위치 탓에 좀 더 늦게 구조됐던 21세 여성은 다음 날 밤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다.
가해 남성은 처음에 현장에서 도주했다. 경찰은 현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였다. 각지에서 경찰관들이 투입됐고 탐지견과 헬기가 동원됐다. 이 남성은 수색 작업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에 잡혔다.
한 목격자가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에는 경찰이 가해 남성을 체포해서 데리고 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갑이 채워진 이 남성은 남색 티셔츠와 청바지, 옅은 황토색 야구 모자를 착용하고 있는 데 무덤덤한 얼굴로 경찰들을 따라간다.
영상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가해 남성 얼굴에는 무언가에 긁힌 상처 같은 것이 보였다고 영상 게시자이자 목격자인 미국인 남성 에릭 애브네리는 밝혔다.
최근 미국 피츠버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애브네리는 친구들과 이번 사건 발생 현장 근처까지 올라갔다가 구조 장면을 목격했고 나중에 가해 남성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애브네리는 “그 남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입을 열지 않았고 중얼거리지도 않았다”며 “그냥 경찰관들과 함께 걸었고 그게 다였다”고 말했다.
현재 가해 남성은 살인과 살인 미수, 성폭행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경찰과 검찰은 이 사건을 정확하게 재구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목격자들이 나서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