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국 현지 언론인 펑파이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경 팔달령 만리장성 관광지를 방문했던 관광객이 한 남성이 성벽에 낙서를 하는 모습을 발견해 즉시 촬영 후 SNS에 올렸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팔달령 만리장성 관광구에서는 직접 해당 사건을 조사해 낙서한 남성을 찾았다.
올해 41세인 이 남성은 산동성에서 온 관광객으로 11일 당일 새벽 7시경부터 만리장성 등반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열쇠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성벽에 새겼던 것.
이 남성은 ‘중화인민공화국 치안 관리 처벌법’에 따라 구류 5일, 벌금 200위안(약 3만 5800원)의 처벌을 받았다. 또한 ‘팔달령 장성 경구 문물 훼손 행위에 대한 징벌법’에 따라 이 남성은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베이징 옌칭구의 다른 12개 관광지를 진입할 수 없다.
계속되는 성벽 훼손 사건에 지난 2020년 4월부터 정식으로 ‘징벌법’을 실시했다. 낙서하거나 성벽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행정 처벌을 받게 하고 공안 기관에 넘겨진다. 지난 2020년 10월에도 17세 청소년이 성벽에 낙서를 해 200위안의 벌금을 물었다.
만리장성의 본체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되돌릴 수 없는 중범죄로 문화재에 대한 훼손에 해당된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상대적으로 약한 ‘솜방망이’ 처벌 수위를 지적했다. “구류 따위는 필요 없다. 지금이라도 벌금을 200위안에서 20만 위안(약 3587만 원)으로 높이면 된다”, “5000위안 정도까지만 올려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도 어릴 때부터 문화재에 대한 보호 의식이 부족했던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1980년대에는 아예 만리장성 입구에서 글자를 새기라고 쇠막대기를 팔았다며 “중국인중에서 만리장성에 글씨 안 새겨본 사람이 어디 있나”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민정 중국 통신원 ymj02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