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달이 지구 둘레를 타원형으로 공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는 바람에 달이 해를 다 가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에 비해 달이 지구와 가까워졌을 때 일어나는 일식은 전체 태양을 완전히 가려 개기일식이 된다. 이는 해가 달에 비해 약 400배 크지만, 그 거리가 역시 딱 달보다 400배 멀기에 겉보기 크기가 같아짐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그야말로 태양계에서만 볼 수 있는 우주적인 우연의 일치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위 사진은 달이 하늘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따라잡을 때 촬영한 일식 장면이다. 전경의 언덕은 관광명소인 미국 유타주의 팩토리 뷰트(Factory Butte)다. 금환일식이 만들어지는 순간 태양에서 발산되는 광선은 실제가 아니다. 이는 카메라 조리개 회절로 인해 발생하는 선스타(sunstar)로 알려진 것이다.
달은 실제이지만 윤곽을 강화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밝게 노출했다. 불의 고리를 만드는 금환일식 동안 달의 위치 변화를 보다 잘 시각화하기 위함이다.
이 일식 사진은 놀랍지만 천체 사진가는 단지 리허설 정도로만 간주한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여류 작가는 이 경험을 활용해 2024년 4월8일 북미 지역에서 일어날 개기일식 때 ‘일생의 천체사진’을 촬영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