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상징하는 곡 ‘아이 러브 잇’
귀를 때리는 베이스에 ‘다리에 차를 박고서/불타는 걸 지켜봤어’(I crashed my car into the bridge/I watched, I let it burn)라는 직설적인 가사를 외치는 두 여성의 보컬은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웨덴 출신의 아이노 자오(Aino Jawo), 캐롤라인 헬트(Caroline Hjelt)가 2009년 어느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클럽에서 만나 우연히 듀오를 결성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아이 러브 잇’(I Love It)을 포함한 2013년 데뷔 정규 앨범 ‘디스 이즈… 아이코나 팝’(THIS IS… ICONA POP)을 발표했다. 이 여성 듀오는 빌보드에서 ‘2013년 최고의 스타’ 리스트에 오를 정도로 사랑을 받았다. 특히 홍콩에서 열린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에서 가수 씨엘(CL)과 합동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얻었다.
아이브가 이번에 리메이크한 아이코나 팝의 ‘All Night’ 역시 해당 앨범에 수록되어 있으며, 아이코나 팝의 강력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트랙 중 하나다.
아이코나 팝은 싱글, 리믹스 등을 발표하며 공백기 없이 활동해왔다. 하지만 스튜디오 앨범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러던 지난해 10년 만에 2집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 ‘클럽 로만텍’(Club Romantech)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로스앤젤레스에서 스웨덴으로 돌아와 만들어진 앨범이다.
멤버 아이노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14년 전 첫 번째 곡을 썼던 스튜디오에서 작업하면서, 좀 더 ‘일렉트로닉’한 곡을 쓰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서는 보다 실험적인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쿵쾅거리는 베이스라인과 신디사이저, 귀에 감기는 멜로디 라인 등을 통해 아이코나 팝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보여준다. ‘스톡홀름 앳 나잇’(Stockholm At Night)이라는 곡에서는 쓸쓸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아이코나 팝의 새로운 성숙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주목해야 할 일렉트로닉 뮤직 아티스트아이코나 팝 외에도 일렉트로닉 장르에서 주목해야 할 아티스들도 많다. 요즘 플레이리스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아티스트 네 명을 선정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DJ 페기 구(Peggy Gou)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여성 뮤지션이다. ‘케이팝은 BTS, 일렉트로닉·테크노에서는 페기 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미 유명세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거물 음반사 ‘엑스엘 레코딩’(XL Recordings)과 계약을 맺으며 ‘(잇 고즈 라이크) 나나나’((It Goes Like) Nanana)를 발표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신예인 탈리아(TAAHLIAH)는 장르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DJ이다. 지난해 글로벌 뮤직 플랫폼 보일러룸(Boiler Room) 공연으로 한국에 왔다. 내한 소식에 달려가 탈리아의 무대를 직접 관람했다. 탈리아는 강렬한 하이퍼 팝 믹싱으로 관객들의 새벽을 불태웠고, 그 열기가 아직도 생생하다.
앳된 얼굴에 안경을 쓴 모습이 인상적인 예지(Yaeji)는 한국계 미국 DJ 겸 프로듀서다. 한국어를 음악에 접목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발표한 ‘위드 어 해머’(With A Hammer)는 피치포크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전자 음악’으로 선정됐다.
인디 팝 밴드 디 엑스엑스(The xx)의 멤버인 로미(Romy)가 솔로 앨범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솔로 앨범 ‘미드 에어’(Mid Air)를 발표했다. 특히 프레드 어게인(Fred again..)과 함께한 ‘스트롱’(Strong)은 제66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댄스/일렉트로닉 레코딩’ 부문 후보로 올랐다.
안예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