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목성의 달 유로파의 ‘얼음 1조각’이면 외계 생명체 확인 가능”[아하!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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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SA의 목성 탐사선 주노가 2022년에 촬영한 목성의 달 유로파. (출처: NASA/JPL-Caltech/SETI 연구소)
미 우주항공국(NASA)이 개발 중인 탐사선 유로파 클리퍼(Europa Clipper)는 유로파에서 얼음 알갱이 1개만 채취한다면 생명체 존재의 유무를 판별할 수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

2024년 10월에 발사가 예정되어 있는 유로파 클리퍼는 목성 궤도를 돌며 갈릴레이 4대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를 근접 통과하는 방식으로 탐사할 계획이다.​

유로파는 그 지하에 지구 바닷물보다 2배 가량 많은 수량을 가진 바다를 품고 있는 위성으로, 태양계에서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되어왔다. ​

만약 NASA의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이 유로파에서 분출된 얼음 한 조각을 포획한다면 외계 생명체의 증거를 충분히 밝힐 수 있다는 새로운 실험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의 공동저자인 프랑크 포스트버그 베를린 자유대학 교수는 성명에서 “NASA 유로파 탐사선의 표면 먼지 분석기와 같은 적절한 장비를 사용하면 얼어붙은 유로파에서 생명체나 그 흔적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얼어붙은 목성 위성에 대한 첫 번째 전용 임무인 유로파 클리퍼는 2024년 10월에 발사될 예정이며, 목성 궤도 도착은 2030년에 이루어질 것이다. 탐사선은 거의 50번의 유로파 근접 비행을 수행하는데, 최대 25km 고도까지 접근할 계획이다. ​

임무의 주요 목표는 유로파 지하 바다에 생명체가 서식할 가능성과 얼음 껍질의 두께를 보다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이 임무의 본래 목적은 직접 생명체를 찾기 위한 것은 아니지만, 과학자들은 어쩌면 이 같은 과외의 성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눈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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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로파 클리퍼 탐사선의 상상도
태양계에는 유로파와 같은 해양 위성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토성의 달인 엔셀라두스다. 2006년 토성에 대한 카시니 임무는 ‘호랑이 줄무늬’라는 별명을 가진 표면 균열을 통해 엔셀라두스의 바다에서 분출되는 수증기 기둥이 발견되었다.​

2014년 허블 우주망원경은 유로파 표면 위로 200km 높이로 솟아오르는 비슷한 모양의 얼음입자 기둥을 관찰했다. 2년 후, 같은 위치에서 또 다른 연무가 분출되는 것이 목격되었다. 그러다가 2018년 들어 NASA 천문학자들은 1995년부터 2003년 사이 목성 주변 궤도를 돌던 갈릴레오 탐사선이 실제로 그 기둥을 통과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유로파 클리퍼가 얼음입자 기둥을 통과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대학의 파비안 클레너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주선의 표면 먼지 분석기(SUDA)가 바다에서 올라온 깃털 같은 얼음 입자에서 생체를 감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SUDA는 달이 미세 운석에 의해 지속적으로 폭격을 받을 때 우주로 흩뿌려지는 유로파 표면 얼음 입자와 먼지를 연구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아울러 기둥의 얼음 입자도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험실에서 장비에 대해 얼음 알갱이의 고속 충격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매우 비실용적이므로, 그 대신 클레너 팀은 박테리아의 일종인 핑고픽시스 알래스켄시스(Sphingopyxis alaskensis)가 포함된 빠른 수증기 제트를 진공 챔버에 발사했다.

이 박테리아는 알래스카 해안의 바닷물에서 발견되며, 추운 기온과 소수의 영양분만으로 생존하는 것으로, 유로파의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생명체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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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왼쪽)과 2016년에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본 유로파의 분출 물기둥 이미지.(출처: NASA/ESA)
이 박테리아는 “극도로 작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엔셀라두스나 유로파와 같은 해양 세계에서 방출되는 얼음 알갱이에 포함될 수 있다”고 클레너는 성명서에서 말했다.​

실험에서는 진공으로 인해 워터 제트가 얼음 알갱이처럼 얼어붙는 물방울로 분해되면 그 다음 SUDA가 입자를 질량 분석기로 연구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박테리아는 실제로 단 하나의 얼음 알갱이를 연구하는 것만으로도 검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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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표면의 3분의 2를 덮고 있는 바닷물을 모아 물공을 만든다면 지름이 겨우 1,400km로, 지구 지름 12,800km의 10분의 1보다 조금 큰 정도다. 목성의 위성 유로파는 지구 바다보다 2~3배나 많은 물을 가진 바다가 지각 아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출처:NASA)
클레너는 “우리는 우주선에 탑재된 질량 분석기로 세포 물질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식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라고 확인하면서 “우리의 결과는 앞으로 나올 장비를 사용하면 지구와 유사한 생명체를 탐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주며, 그러한 생명체가 바다를 품은 달에 존재할 수 있다고 점점 더 믿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

유로파 클리퍼의 탑재 과학장비는 DNA를 식별할 수 없지만 SUDA는 생물학적 세포막을 형성할 수 있는 지방산과 지질을 감지할 수 있다. 지구의 해양에서 물이끼의 얇은 막을 형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질막이다. 파도의 비말에 독특한 냄새를 주는 것은 바로 이 물질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저널에 3월 22일 게재됐다.

이광식 과학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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