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며칠간 우리 군은 하마스가 무기 밀수 경로로 활용해온 필라델피 통로에 대한 작전 통제를 달성했다”며 “로켓 발사대 수십 기와 이를 발사하기 위한 장소인 구덩이도 발견했다”고 말했다.
하가리 대변인은 또 “하마스는 이집트 국경에서 불과 10~40m 떨어진 곳에 이런 시설을 구축해놔 이스라엘이 공격하지 못하게 했다. 최근 라파 지역에서 하마스가 약 70발의 로켓과 박격포를 발사한 사실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필라델피 통로를 따라 총 14㎞에 걸쳐 있는 해당 지역이 하마스의 무기 밀수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 통로 지역에서 지금까지 이집트로 건너갈 수 있는 20여개의 터널을 찾아냈다.
터널 중 일부는 이미 이스라엘군에 알려져 있었고 다른 일부는 처음 발견됐다. 일부는 이미 철거됐고 이스라엘도 이집트에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터널로 들어가는 또 다른 82개의 갱도 입구가 필라델피 통로 지역에 위치해 있다.
한 예로 이스라엘 제401여단 전투 부대가 지난 몇 주간 라파 동부에서 작전 중에 길이 1.5㎞의 지하 터널을 발견했다. 이 터널의 입구는 라파 교차로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있다. 터널은 여러 개의 하위 통로로 나뉘는 데 하마스의 병력 이동과 무기 이전, 테러 공격 시작에 사용됐다. 대전차 미사일, AK-47 소총, 폭발물, 수류탄 등 다량의 무기도 발견됐다.
그러나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의 국경을 넘나드는 터널의 존재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난 2013년 5월 미 뉴욕타임스(NYT) 뿐 아니라 국내 매체들은 가자지구에서는 이집트에서 땅굴 밀수 통로를 통해 KFC 치킨 등 패스트푸드 밀수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까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라파에 하마스 지도부와 잔당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이곳을 공격해야만 전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며 군사적 압박 강도를 높여왔다.
지난 6일 라파 동부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공습을 가한 이스라엘군은 이후 주요 도로와 국경검문소를 장악하면서 하마스를 옥죄고 있다.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라파 공격 중단 긴급 명령을 내린 지 이틀 만인 지난 26일에는 라파 서부 탈 알술탄 피란민촌을 공습했다.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했던 이 피란민촌 공습으로 수십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