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서 갈색 지방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시기는 신생아 때다. 이때는 근육이 별로 없어 몸을 떨어서 열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몸이 작아 쉽게 열을 잃어버린다. 따라서 갈색 지방이 체온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면 성인에서는 갈색 지방의 비중이 높지 않기 때문에 과거 과학자들은 성인에서는 큰 역할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색 지방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갈색 지방이 성인에서 비만 억제와 혈당 조절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갈색 지방이 부족하거나 기능이 떨어지는 경우 체중이 쉽게 늘어나고 혈당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최근에는 지방을 태워서 열을 만드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도 체중을 조절하고 혈당을 낮춘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더구나 갈색 지방의 미토콘드리아는 지방만 태우는 것도 아니었다.
하워드 휴이 의학 연구소 신고 카지무라가 이끄는 연구팀은 갈색 지방이 단백질과 중요한 대사 물질 합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인 분지사슬아미노산(BCAA)을 분해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연구했다. 갈색 지방의 미토콘드리아에서 분해하는 BCAA는 열 생산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글루타치온 같은 다른 대사 물질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동물 모델에서 갈색 지방의 BCAA 분해 능력을 차단했다. 그 결과 간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해 2형 당뇨병과 비슷한 증상이 관찰됐다. 그리고 글라타치온을 다시 투여한 결과 이런 증상이 호전되는 것도 관찰할 수 있었다. 갈색 지방이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혈당을 조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고든 정 과학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