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소형 자폭 드론을 피하기 위한 특이한 훈련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소셜미디어(SNS)에 공개된 한 영상을 보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 4명이 짝을 이뤄 한 사람은 로프에 매단 1인칭 시점(FPV) 드론을 그네처럼 밀고 다른 사람이 몸을 굴려 이를 피하고 있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이 훈련이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속 150㎞ 이상으로 비행하는 FPV 드론을 피하는 것은 어렵다. 이 훈련이 사기 진작 차원에서 하는 것일 뿐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포브스는 이런 전술을 러시아 군인들이 시도했으나 효과가 없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면서 드론 카메라는 성능이 뛰어나고 드론 운영자도 대부분 숙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도 드론을 보고 가만히 있는 모습도 드론 카메라에 여러 차례 찍혔다. 이는 물론 나무와 같이 엄폐 장소가 있는 곳이었지만, 화면에는 겁에 질린 표정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이런 영상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텔레그램에 공유해 주목받기도 했다.
전날 우크라이나 제8특수작전연대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눈 덮인 쿠르스크 개활지를 따라 빠르게 전진하다가 날아드는 FPV 드론을 보고 황급히 대피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화면은 드론이 폭발하면서 끊기는데, 현장에 있던 북한군 다수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우크라이나 부사관은 “북한군은 FPV 드론이 어떤 것인지 몰랐던 것 같다. 땅에 엎드리거나 나무 뒤에 숨어 있다면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원격조종 기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현재 러시아 쿠르스크에 배치된 북한군은 1만 1000명이 넘는다. 이 중 2000명가량이 러시아의 해병 여단과 공수부대 사단에 배치돼 지난 14일부터 지금까지 쿠르스크 각지에 있는 우크라이나 진지들을 겨냥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동원되고 있으며, 최소 100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윤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