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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에 묻어버린다’ 갑질부터 집단 강간까지…730조원짜리 ‘미래도시’의 현재 상황[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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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상상도. 출처 네옴시티 프로젝트 홈페이지


사막 위에 최첨단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NEOM City)가 건설 단계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네옴시티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 규모가 5000억 달러(한화 약 736조 원)에 달한다. 석유 의존도를 낮춰 탈석유 경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도시 ‘더 라인’(The Line)이 포함돼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각국에서 온 노동자 10만 여명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한 노동자 한 명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면서 2023년 한 해 동안 사망사고만 8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네옴시티 건설 현장에서는 집단 강간과 자살, 마약 거래 등 각종 사회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금주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술을 밀반입했다가 건설 현장 경비원과 노동자가 대규모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경영진의 ‘갑질’도 도마에 올랐다. 네옴 프로젝트의 나드르 알나스르 전 최고 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건설 노동자에게 ‘사막에 묻어버리겠다’고 위협한 사실이 알려져 논라이 됐다. 그는 지난 11월 갑작스럽게 사임했는데, 정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그가 핵심 성과 지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지급되는 식사의 질이 너무 낮다며 식기와 쟁반을 던지며 항의하는 일이 있었고, 노동자들이 함께 머무는 기숙사에서 마약 밀거래가 적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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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상상도. 출처 네옴시티 프로젝트 홈페이지


앞서 영국 글로벌 아웃소싱 기업인 세르코도 2022년 보고서에서 네옴 프로젝트의 응급의료 시스템이 ‘재앙적 수준’이라는 경고를 내놓았고, 이 경고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건설 현장에서 건설용 폭발물을 취급하던 노동자가 사망했고, 건설 차량이 후진하면서 노동자가 차량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 등이 발생했다.

네옴시티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의 인권 및 안전과 관련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자, 네옴 프로젝트 대변인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면서도 “노동자들은 반드시 네옴의 복지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네옴은 부적절한 행동과 비행에 대해 조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의 개발 의지가 매우 급진적인데 반해 인프라와 문화적 한계가 존재하며, 여기에 사우디의 재정난까지 겹치면서 네옴의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송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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